제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피판·Pifan) 밑그림이 나왔다. 사랑과 환상과 모험. 주제는 지난해와 다를 바 없지만 꼼꼼히 살펴보니 한번쯤 더 쳐다보게 만드는 내용들이 꽤 된다. ‘부천초이스’와 ‘월드판타스틱 시네마’는 말할 것도 없고 ‘가이 매딘 특별전’Focus on Guy Maddin), ‘매혹과 열정의 볼리우드’(Bollywood Special) 등 스페셜 프로그램들이 그런 것 들이다.
  “7회 축제에서는 다양하고 넓은 주제를 스펙트럼처럼 여러개의 아름다운 빛깔로 뿜어낼 것입니다.”
  김홍준(46) 집행위원장은 “피판은 단순히 매니아만을 위한 축제도 아니고 ‘찡하고 무섭게 만드는’ 대중·상업적인 것도 지양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매니아에서부터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보편성’을 염두에 둔다는 얘기다.
  어린이와 가족에 관련한, 전세계 여러 지역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수작들을 많이 초청한 것은 영화의 ‘공익성’을 고려한 김 위원장의 선택이었다. ‘오세암’ ‘보리울의 여름’ 등 최근, 피판가족시사회를 통해 선보인 일련의 영화는 피판의 가족사랑에 대한 마인드를 잘 보여준다.
  물론, 덜 알려진 감독, 관객들이 만나기 어려운 감독을 발굴하는 ‘교두보’ ‘징검다리’ 역할은 계속된다. “패밀리섹션 등을 강화한다고 해서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변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성의 측면에서 조금씩 확장한다는 말이지요.”
  그렇다고 영화내용에만 신경쓸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관객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는 다른 시·도에 비해 관광자원이나 영상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적은 부천은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좋은 영화를 보는 것 못지 않게 ‘기분좋게 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천에 살지 않는 사람들이 ‘부천’하면 ‘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열리는 곳’으로 인식하고 있고, ‘다시 오고 싶은 영화제’로 꼽는 것은 그의 이런 세심한 고민 덕택이다. 월드컵 열기가 태양처럼 뜨거웠던 지난해의 경우 ‘열심히 응원한 당신, 부천으로 떠나라’는 카피가 등장할 정도라니.
  매년 이맘때면 그는 두가지 생각이 머리 속에서 웅웅 거린다. “갈수록 나아져야 한다는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기도 하지만, 머잖아 만나게 될 관객들의 환한 얼굴을 마주할 생각을 하면 하나도 안 피곤합니다.”<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