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월요일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진 갤러리에 가면 흔치 않은 전시회를 즐길 수 있다.
 수채화 6인 초대전.
 국내화가들이 아닌 일본 수채화가 6명의 작품전이다.
 일본 시쓰오까현 첼시아트를 이끄는 우에노 히로시 화백과 그 곳에서 그림수업을 받고 있는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당연히 화폭안에는 이국의 향취가 흠씬 풍기는 소재들로 가득하다.
 일본 가옥과 정원, 런던 브릿지, 대영박물관 등 평소 사진으로만 접해 온 풍경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전시회가 마련된 것은 미협인천지회장을 맡고 있는 김재열 화백의 개인적 인연이 계기가 됐다.
 김 화백이 우에노씨와 쌓아온 17년간의 우정이 바로 이번 전시회의 바탕이 된 것.
 두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지난 86년의 일이다.
 사업차 한국을 방문한 우에노씨가 우리나라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두 화가의 인연이 시작됐다.
 “일본에서 디자인한 가구를 한국에서 생산하는 일을 하다 한국에 대한 친근감과 흥미가 생겼죠, 그때 일본어에 능통한 김 화백의 도움을 받으면서 그를 알게됐습니다”.
 우에노씨는 조금은 서툰 우리말로 김 화백과의 첫 만남을 회고했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관계는 그림을 통해 우정을 넓히는 화우(畵友)로 발전해 갔다.
 만난 첫해 3개월 동안 인천에서 함께 머물며 소래포구, 자유공원 등 인천거리를 함께 스케치를 하는 등 우정을 쌓아갔다.
 이후로도 두 사람은 한국과 일본을 왕래하며 전시회를 갖는 등 화우의 깊이를 더해갔다.
 지난 2000년 3월 인천 신세계 갤러리에서 열린 캄보디아의 정경을 담은 스케치전을 시작으로 2001년 10월 일본 크리에이티브 하마마쯔의 ‘일한 2인전’ 등 매년 작품전을 계속했다.
 지난해에는 4월 신세계에서 개최한 ‘한일 2인전’, 8월 일본 첼시아트에서의 ‘한국신진여류작가 4인전’, 11월 일본 마까미마치 도서관 갤러리의 ‘일한 7인전’ 등 모두 5차례의 교류전을 가졌다.
  우에노 화백의 이력도 특이하다.
 정년 직전까지 야마하 그룹에 다니던 그는 57세 때 직장을 그만두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유학을 떠났다.
 ‘달과 6펜스’의 주인공인 화가 고갱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그 후 1년동안 수채화를 공부한 뒤 일본으로 돌아와 시쓰오까현 하마나 호수 근처에 회화교실 ‘첼시아트’를 내고 수채화의 세계에 푹 빠져있다.
 학교 이름은 영국 런던의 회화학교 거리인 첼시에서 따왔고 수업도 전통적인 영국풍 수채화 기법을 강의하고 있다.
 이번 그룹전에는 수강생 25명 중 5명의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은 전시회 이외에도 23일에는 수산동에서 인천수요사생회와의 합동 스케치를 갖는 등 간담회, 인물크로키 같은 바쁜 일정을 잡고 있다.
 21일부터 30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회에서 일본인들의 눈에 비친 세상, 그들이 담아낸 수채화의 세계를 살펴보는 것도 썩 괜찮은 경험이다. 개막식은 23일 오후 6시.☎(032)437-3873.<정찬흥기자>chjung@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