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지역의 대표적 원로 화가 창파 황병식 선생의 제자들이 지난 4일부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중앙전시실에서 네번째 회원전을 열고있다.
 오는 1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는 황 화백의 찬조출품작을 비롯, 7명의 작품이 내걸린다.
 회원 모두가 아마추어 여성작가로 이뤄진 ‘창파’는 황 화백의 평소 화풍이 그대로 이어받아 편안하고 부드러운 선을 강조한다.
 시각을 자극하지 않는 파스텔톤과 모나거나 각지지 않은 곡선이 작품 전체에 은은하게 흐른다.
 황병식 화백은 일본에서 서양화를 시작해 해방 직전까지 현지에서 작품활동을 해 온 일본 유학파.
 해방과 함께 귀국해 평택과 인천에서 교직에 몸담아 윤병두, 김흥수, 홍윤표 등 걸출한 제자들을 배출했다.
 프랑스, 일본 등 국내외에서 20여차례의 개인전과 수많은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열정적인 작품활동을 펼쳐왔다.
 화려한 명성이나 경제적 유혹에서 한걸음 물러앉아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오직 자신만의 독특하고 탄탄한 작품세계를 고집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도 순수하고 고집스런, 그러면서도 튀지 않는 그의 체취가 제자들의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난다.
 여성특유의 온화한 배색을 화면 전체에 살려낸 김민자씨의 ‘장미’는 이런 특징을 잘 보여준다.
 오경자씨의 ‘산수유’는 짙으면서도 ‘질리지 않는’ 산수유의 노란물결이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반면 정은숙씨의 ‘새벽으로 가는 동천’에서는 한 겨울, 새벽을 향해 질주하는 만수동 달동네의 ‘차고 시린’ 풍경이 가슴을 서늘하게 내리 누르기도 한다.
 이밖에 김정희, 민경자, 이정숙, 조영숙씨 등의 정물, 인물, 누드, 풍경화 등 유화 36점이 내걸린다.
 황 화백은 고요한 서해 갯벌과 나문쟁이의 모습을 담은 ‘정’을 찬조출품했다.<정찬흥기자> chjung@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