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안양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이 신진작가 지원사업에 적극 나서 지역 미술계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윤추구에만 급급한 ‘척박한’ 기업환경을 무릅쓰고 매장 한켠에 전시공간을 마련, 지역 화단에 자극제가 돼왔던 이들이 인천·경기 미술계의 보다 근본적인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태고 나선 것.
 작가 발굴에서 전시, 홍보 등 젊은 작가들이 부담을 느끼는 부분을 세심하게 살펴 해결해 주고있다.
 지원대상도 조각, 동양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선정된다.
 지난해 연말과 올 초 시작된 이 사업이 자리를 잡게되면 ‘지역미술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것이 미술계의 중론이다.
 ?롯데백화점 안양화랑
 안양 미술계와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연륜을 쌓아가던 안양화랑이 올초 ‘창작지원전’이라는 이름으로 작가지원사업을 시작했다.
 화랑 소재지인 안양을 중심으로 의왕, 과천, 군포, 시흥 등의 소장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한다는 계획.
 롯데화랑측은 “갈수록 열악해지는 창작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해 보고자 추진하게 됐다”면서 “청년작가들의 창작 열기가 살아나 지역미술계 발전에 기여하게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화랑측은 먼저 안양지역 작가를 발굴·지원하고 이어 주변으로 점차 지원대상을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작가발굴에도 신중을 기해 전국 5개 롯데화랑 큐레이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엄격한 내부심사를 벌인다.
 그 첫 결실이 다음달 7일부터 개최하는 ‘안혜경’ 작품전.
 ‘몽유(夢流)’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상큼한 봄내음을 흠뻑 전해준다.
 눈부신 원색을 뿜어내는 원색의 꽃잎들이 경쾌한 리듬을 타고 캠퍼스 가득 너울거린다.
 그림을 들여다 보노라면 맑고 영롱한 꽃잎의 물결 속으로 ‘스르르’ 빠져들고 만다.
 안양에서 태어난 안혜경은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 고향을 떠나지 못하는 ‘안양 지기’.
 지난해 조흥갤러리에서 가진 ‘쿠리오소스’를 비롯, 갤러리 , 관훈갤러리, 도올 등에서 4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지난 83년 목련동인전을 시작으로 20년 간 수많은 단체전과 기획전에 참여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인천 신세계갤러리
 신세계는 롯데보다는 조금 빠른 지난해 10월 기획초대전을 공모했다.
 여기에 인천작가 25명, 서울·경기지역 46명 등 모두 92명이 응모, 열띤 경합을 벌였다.
 30대 작가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개인전 경력이 전혀 없는 작가도 17명이나 참여해 첫 시도부터 ‘말 그대로’ 작가발굴 지원사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미술평론을 겸하고 있는 경기대 박영택 교수와 이경모 인천대교수가 심사를 맡아 이중 8명을 초대했다.
 이들에게는 전시관이 무료로 대관 되고 전시에 필요한 도록제작비 등 180만원의 지원비가 주어진다.
 지난 25일 시작한 ‘김소연’ 서양화전이 그 첫 전시회.
 인간에 내재한 선과 악, 거짓과 진실, 필연과 우연, 현실과 비현실을 순서 없이 배열하곤 보는 이들에게 해답을 요구한다.
 프랑크푸르트 국립대학에서 그림수업을 한 김소연은 국내보다는 독일에서 더 많은 작품활동을 벌여온 해외파.
 받캄베르, 크로나흐, 프랑크푸르트, 담슈타트 등 독일 현지에서만 모두 5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98년 영국 글래스고우 국립미술대학 교환학생과정과 독일 담슈타트 체류프로그램에 선발됐고 지난해에는 송은미술대상전에 입선하는 등 탄탄한 실력을 자랑한다.
 신세계는 년 중 매회 열흘씩 기획전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다음 전시는 5월20일부터 인천출신 작가 강은수의 ‘영상전’이 준비된다.<정찬흥기자>chjung@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