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미년을 맞아 인천체육이 어떻게 달라질 까.
 기자가 만난 인천체육 관계자들은 최근 인천시의 모습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의욕적인 분위기들이 감지되고 있다며 반색한다. 세계대회를 비롯한 각종 전국대회 유치와 신설, 체육관 수영장 건설등 굵직굵직한 현안에 대한 시의 대응이 예전과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체육인들이 고무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체육은 항상 뒷전으로 물리침을 당했고 구색맞추기에 불과했음을 몸으로 느껴왔기 때문이다. 무슨 사안이 있을 때마다 시의 지원에 의존해야하는 것이 체육단체의 어려운 입장이었다. 이러다보니 중앙에서 힘들게 전국대회를 유치해와도 떡 줄 사람이 생각도 않는 바람에 찬밥신세가 되기 일쑤였던 것. 고생해가면서 이런 일을 벌여봤자 공치사를 듣기는 커녕 예산도 없는데 알아서 대회를 치르라는 주문에 맥이 탁 풀려 버렸음을 가맹경기단체별로 최소한 한번씩은 모두 느꼈을 것이라고 체육관계자들은 기자에게 토로했다.
 결국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주눅이 들게 되는 것은 당연했고 인천체육의 발전은 고사하고 단체를 이끌어가기만도 벅찬 일이 되버렸다는 것.
 아무리 변화의 몸부림을 쳐도 메아리없는 아우성에 불과했음을 피부로 느꼈던 인천체육인들이 사이에서 이런 달라진 분위기를 계기로 인천체육의 큰 틀을 새로 짜야한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미래에 대한 밑그림 부터 그려놓고 이를 어떻게 일궈갈 것인가 하는 방법을 찾아야한다. 체육을 관장하는 인천시체육회는 전국체육대회를 치르며 인천이 몇위를 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전체를 봐야한다는 것. 즉 시체육회와 시, 시교육청이 톱니바퀴같이 잘 맞물려 돌아가면서 항아리형의 인천체육 틀을 피라미드형으로 바꿔는 방법을 찾아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상급학교 보다 하급학교 팀 수가 적기 때문에 상급학교 감독들은 스카웃 시즌이 돌아올 때 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초등학교에서 선수를 발굴, 키우고 있는 교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다른 하나는 대학 운동부에 대한 팀 조정이 필요하다. 인천의 경우 대학이 많지않은데다 팀도 대학간 중복되는 경우가 있어 어떻게 유효 적절하게 조정하느냐에 따라 인천체육의 전력상승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학에 대한 지원이 미흡했지만 올해부터는 지원폭이 상당히 커졌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통합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한다. 서로간의 이질적인 요인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더이상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것이 뜻있는 체육인들의 생각이다. 중앙의 처분을 기다리지말고 오히려 인천지역에서 통합해 이런 신선한 충격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야한다는 지적이다. 태권도 등 일부 종목의 경우 엘리트에서 생활체육도 함께 운영하며 엘리트에서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생활체육을 통해 보완하는 등 다른 종목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유망주를 제대로 키워야하는 것도 인천체육의 숙제이다. 비인기 종목의 경우 선수도 부족한데다 어렵게 발굴된 유망주 조차 타시도로 빼앗기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제2의 임춘애로 불리는 육상의 노유연이 그예이다. 어렵게 발굴한 유망주를 훌륭한 재목으로 다듬어 인천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시키는 방법 또한 인천체육의 살 길이다.
 체육지도자에 대한 사기진작도 더이상 늦출 수 없다. 비인기종목의 경우 선수생활을 하다 지도자로 변신할 경우 대부분 선수시절 받던 연봉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천의 경우 학교 지도자들은 해당학교 일용직으로 채용된다. 턱없이 부족한 봉급의 일정부분을 학부모들이 십시일반으로 거둬 채워주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명예를 먹고 사는 것이 지도자지만 체육발전을 위해 외면만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이렇게 오랫만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이 찻잔 속의 태풍이 되선 안된다는 것이 인천 체육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계미년 새해가 인천체육 환골탈태의 원년으로 불렸으면 하는 바램이 바램으로 끝나지 않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