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거점의 꿈과 국제전문인력 양성의 시급성」 김병일<인천항만연수원 교수>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 전략은 정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 새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정 10대 과제 중 하나로 지난해 정부측 안으로 확정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 전략’ 실천을 재차 천명하고 나섰다. 이는 그간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주도·제조업 중심의 발전전략이 한계에 이를 것이라는 위기의식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국가 전략과제의 전환은 동북아의 물류거점항으로 웅비하려는 인천항의 미래 청사진을 보다 구체화하는 한편 역동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부산·광양항에 이어 새해 1일에는 인천항 내항 일대가 관세자유지역으로 지정되었고 향후 확대 지정될 예정으로 있다. 항만개발 또한 탄력을 받으면서 PSA 인천남항 컨테이너 터미널과 송도신항만 및 일반 잡화부두의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외항시대의 본격적 개시는 선박의 대형화·고속화에 따른 터미널 개발을 한축으로 하면서 운영시스템의 변화 및 하역장비의 대형화·첨단화를 불가피하게 수반할 전망이다.
 하지만 동북아 물류중심지화의 실현과 이의 핵심축이랄 수 있는 항만경쟁력은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시의적절하고 잘 정비된 하드·소프트웨어적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이를 효율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수준의 전문인력이 필수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그를 통해 하역 및 관련서비스를 한데 묶는 포트 클러스터(port cluster)를 추진하고 경쟁항만들에 비해 한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항만 및 물류 관련 인프라 구축작업은 그를 실질적으로 추동할 전문인력 양성과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이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짜여진 교육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수인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제대로 된 시설 속에서 상당 기간 교육주체들의 피나는 교육활동을 요구한다. 그러나 국제적 수준의 물류전문인력 양성의 시급성에 비춰 구호성 논의수준을 뛰어넘는 각론적 대안과 언급은 없다.
 지금의 4년제 대학에서 교육되고 있는 물류 관련 재원으로서도 5∼10년내가 승패의 분수령이 될 주변국간 경쟁구도에서 효과적으로 투입되어 활용되기 어렵다. 더욱이 물류인프라의 핵심축이랄 수 있는 항만분야가 3D업종에 속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장 최일선에 이들을 배치하기가 쉽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때문에 현 상황에서 항만 하역인력을 포괄한 국제물류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실성있는 최적의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국제물류교육을 담당할 지역 교수풀제를 도입하여 활용하는 것도 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하드웨어적 인프라 개발에 따른 소요 물류인력을 예측하고 현업에 종사하는 인력 및 충원해야 할 예비인력을 파악한 다음 중장기 교육훈련 계획을 수립하여 실천해 나가야 한다.
 또한 현재 대학당국과 인천항만연수원이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2년제 항만물류 관련 학과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향후 2∼3년 지나면 양적·질적 변화를 수반하면서 시너지를 발생할 것이다. 그때까지 교육적 입지를 다지는 일은 매우 지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항만물류 분야의 새로운 교육적 기반을 구축하는데 실질적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애정어린 조언과 협조가 요구된다.
 지금부터라도 국가백년대계를 위하고, 인천항의 미래비전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동북아 물류거점이라는 총론에 머물지 말고 각론적 실행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참여가 필요하다. “역사가는 역사적 해석작업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적 실천의 장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E.H 카의 말처럼 관계전문인, 기관·단체 종사자들은 ‘국제물류전문인력’ 양성 노력에 주체로서 적극 참여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