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속에 자화상

세풍에 구겨지고 일그러진
낯익은 노인이 노려본다.

나와 복제된 얼굴이
웃음잃은 눈초리로
베풀지 못한 가슴으로

경직된 눈매와
고집스런 입매가 밉다.

벗어던지지 못하는 삼독(三毒)의
‘자화상’이 아닌가

등뒤에 기웃 엿보듯 바라보는
십개월 외손자의
환한 미소!
마음은 평화스럽구나.

속물로 비친 이 늙은이는
나이만 먹었지,
나이든 어른이 아니다.

*삼독(三毒) : 탐진치 (貪瞋痴·탐욕 성냄 어리석음)

작가 류인량 (1940년생·인천시 남구 숭의4동 26-20)
. 한국불교문인학회 이사
불교문학상
. 월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
. 한국문인협회 회원
.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 인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