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설가의 거장 조정래의 첫 산문집 ‘누구나 홀로 선 나무’(문학동네·424쪽)는 ‘태백산맥’에서 시작해 ‘아리랑’ ‘한강’으로 이어진 조정래라는 큰 강줄기의 발원지를 찾아가는 길이다.
 등단 33년. 반평생을 글감옥의 수인으로 살아온 작가가 털어놓는 그의 문학과 삶의 이야기 속에 소설가가 아닌 인간 조정래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산문집은 모두 8부로 구성됐다. 1부는 평생 우리말을 갈고 닦아온 작가가 영어조기교육, 외국어 남용, 문화사대주의를 우려하는 시사칼럼을 실었다.
 2부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 아들과의 여행, 손자에 대한 사랑 등 작가의 일상을 3부는 독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문학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4부는 ‘왜 문학을 하는가’라는 작가로서의 조정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이다. ‘누명’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하던 상황부터 ‘태백산맥’을 쓰게 된 배경, 작품을 쓰면서 겪어야 했던 작가적 고뇌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5부는 생활인으로서의 조정래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 만해와 아버지 철운에 대한 이야기부터 조정래 문학의 토대가 되는 여러 사유를 만날 수 있다.
 6부는 작품집필을 위한 취재여행에 대한 기록이며 그 길에서 얻은 깨달음의 기록이다.
 7부는 역사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담겨 있으며 8부는 대담을 통해 자신의 작품과 아내 김초혜 시인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해 주변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9천5백원.
 <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