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문화시민단체에서 개항기 인천 근대건축물을 소개한 책을 쉽게 풀어쓴 윤문본을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반문화사랑회는 최근 고(故) 최성연선생이 쓴 ’개항(開港)과 양관역정(洋館歷程)’의 윤문본(231쪽)을 발간, 각급 기관과 학교 등에 무료 배포하고 있다.
사랑회측은 책이 일찍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인천지역 주요 근대 건축물의 사진과 도면, 건축과정 등을 담고 있어 개항기 인천의 사회.문화적 배경과 함께 한국 근대건축물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어 윤문본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책에는 국내 최초 서양식 건물로 지금은 사라진 ’세창양행건물’을 비롯해 인천해관(세관), 우체사와 전보사, 영국영사관 등 각국 영사관, 미국 초대 공사인 앨런박사의 저택, 서양식 대불호텔, 경인선 철도를 설계한 모르스의 저택 등의 사진과설명이 담겨있다.
인천 출신으로 경복고(당시 경성제2고보)를 졸업한 최 선생(1914∼2000년)은 시조시인이자 향토사학자로 1959년 일일이 건물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도면을 구해 가로 19㎝, 세로 21㎝ 크기로 당시는 고급스러운 양장본(210쪽) 형태로 책을 펴냈다.
최 선생의 부인이신 김숙양 여사와 큰 아들 최성봉씨는 지난 5월 최 선생이 책을 엮으면서 썼던 사진과 자료 수천점을 화도진도서관에 기증, 후학들이 참고하도록하기도 했다.
한자를 우리말로 고치거나 딱딱한 문어체를 구어체로 바꿔 중.고생들도 읽을 수있게 하는 윤문 작업은 건축공학박사이자 국가지정 문화재수리기술자인 강선중(50)씨가 맡았다.
해반문화사랑회 이흥우(치과의사)이사장은 “이 책은 인천 시민들이 옛 인천의사회, 문화적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자료로 판단된다”면서 “윤문본 발간으로 시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역사적 자긍심과 애향심을 갖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