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감독·로만 폴란스키)
 새해 첫날 개봉하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는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유대계 폴란드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의 회고록을 각색했다. 로만 폴란스키 역시 유대계 폴라드인으로 나치의 가스실에서 어머니를 잃은 상흔을 화면에 그려낸다.
 1939년 폴란드의 바르샤바. 천재 피아니스트 스필만은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쇼팽의 야상곡을 연주하던 중 방송국이 폭격을 당하자 연주를 마치지 못한 채 피난길에 오른다.
 삽시간에 폴란드를 장악한 나치는 대대적인 유대인 탄압에 나서고, 가족과 함께 수용소행 열차에 실려가던 스필만은 그와 친분이 있던 호송원의 도움으로 열차에서 탈출한다.
 폐허가 된 건물 다락방에 위태롭게 숨어 지내던 스필만은 먹을 것을 찾아 주방을 뒤지다가 독일군 장교에게 발각된다. 신분을 묻는 질문에 피아니스트라고 답한 스필만에게 장교는 연주를 명령하고 스필만은 목숨을 건 연주를 시작한다.
 구겨진 종이쪽지처럼 폐허가 된 바르샤바의 건물들이 시대상황은 물론 황폐화된 인간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쉰들러 리스트’로 오스카상을 거머쥔 프로덕션 디자이너 알란 스타스키가 60년전 동유럽을 생생히 재현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천재 피아니스트의 성적 고독과 번뇌를 그린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피아니스트’가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휘파람공주(감독·이정황)
 김정일 위원장의 딸이 서울시내를 휘젓고 다니며 소동을 일으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렸다. ‘휘파람공주’는 반미감정이 고조되고 대북 화해무드 필요성이 강조되는 지금의 시점으로 볼 때 시의적절한 영화처럼 보인다.
 유럽에서 무용과 학문을 공부하며 자유롭게 자란 북한 최고지도자의 철없는 딸 ‘지은’(김현수). 평양예술단의 수석무용수로 남한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끝낸 그녀는 북으로 돌아가기 전, 자유를 위한 마지막 일탈을 감행한다.
 미국 CIA는 지은의 공연으로 무르익은 남북 화해의 무드를 저지하고자 비밀테러요원들을 한국에 급파, ‘지은’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런 첩보를 입수한 남한측 NIS(국가정보원)요원 ‘석진’(박상민)과 ‘북조선 인민무력부’요원 ‘상철’(성지루)은 남북 공조 프로젝트팀을 결성, 미국과 정면으로 맞선다.
 한편, 자신을 추적하는 그림자를 뒤로 한 채 ‘지은’은 락밴드를 꿈꾸는 그룹 ‘노펜스’의 리더 ‘준호’(지성)를 만나면서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자유로운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CIA는 락 페스티발 현장에서 무자비한 총격전을 도발하는데….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감독·크리스 콜롬버스)
 지난 19일 전세계 동시 개봉한 팬터지 블록버스터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감독· 피터 잭슨)과 박스오피스 1위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해리포터 2탄이다.
 해리포터에겐 이번 여름방학이 별로 즐겁지 않았다. 마법이라면 질색하는 페투니아 이모(피오나 쇼)와 버논 이모부(리처드 그리피스)의 구박 때문만은 아니다. 단짝이었던 존 위즐리(루퍼트 그린트)와 헤르미온느 그레인저(엠마 왓슨)가 자신의 편지에 단 한통도 답장을 해주지 않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꼬마 집요정 도비가 해리의 침실에 나타나 뜻밖의 얘기를 한다. “호크와트 마법학교로 돌아가면 무서운 일을 당하게 돼. 또 론과 헤르미온느의 답장은 내가 가로챈거야.”
 해리는 그러나 론과 그의 형제들이 타고 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타고 이모집을 탈출, 따뜻한 가족애가 넘치는 론 위즐리의 집으로 간다.
 시간은 흘러 개학식날, 론과 해리는 뭔가의 방해로 9와 4분의3 승강장에 못들어가는 바람에 지각할 위기에 처한다. 결국 하늘을 나는 자동차 포드 앵글리아를 타고 천신만고 끝에 학교에 도착했으나 ‘커다란 버드나무’에 불시착하는 바람에 퇴학경고를 받게 된다.
 한편, ‘해리포터….’와 선두다툼을 벌이는 반지의 제왕은 제60회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 AFI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비평가협회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등 3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007 어나더 데이(감독·리 타마호리)
 북한내 무기밀매 현장에 위장 잠입한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는 그곳에서 강경파 일원인 문대령(윌 윤 리)과 자오(릭 윤)을 만난다. 제임스 본드는 자오에 의해 정체가 발각되고 대결 도중 문대령은 숨지고 본드는 북한군에 붙잡힌다.
 수개월 뒤 본드는 포로협상으로 풀려나지만 누명을 쓰고 모든 지위를 박탈당한다. 그는 배후에 자오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직감하고 혼자서 사건해결에 나선다.
 한편, 자오의 행방을 추적하던 중 신비의 여인 징크스(할리 베리)와 베일에 쌓인 백만장자 구스타프(토비 스티븐스)를 만나게 된다. 본드는 구스타프와 자오 사이에 숨겨진 음모를 밝혀내기 위해 아이슬랜드로 향한다. 그곳에서 자오와 맞딱뜨린 본드는 구스타프와 그가 개발한 인공위성 ‘이카루스’의 정체를 밝혀낸다. 징크스와 재회한 본드는 최후의 일전을 위해 그녀와 함께 다시 DMZ으로 향하는데….
 ‘007 어나더 데이’는 남북한 사이의 긴장관계를 소재를 삼아, 특히 북한을 구 소련처럼 표현해 차인표가 출연을 거부한 바 있는 영화다. 실제 북측의 일부 강경파 군부요원을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으로 그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상당 부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진국기자> freebird@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