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회복조짐은 외환위기 이후 일시적 반등

 최근 경기가 빠른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이는 외환위기 이후 급락에 따른 반등에 불과하며 올 하반기에는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경기가 이미 저점을 통과,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이라는 정부 당국자들의 전망과 배치되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최근 금융변수 추이의 경기부양 효과 진단」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하고 지난 1, 2차 오일쇼크때도 단기적으로 반등한 뒤 재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고 설명했다.

 1차 오일쇼크 직후인 지난 75년 6월 경기순환의 대표적인 지표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8을 나타낸 이후 상승세로 반전, 76년 8월 101.3까지 올라갔으나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77년 3월 97.2까지 떨어진 뒤 회복세로 돌아섰다.

 2차 오일쇼크후인 80년에도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9월에 97.3까지 떨어진뒤 상승세로 돌아서 1년후인 81년 8월 102.3까지 올라갔으나 82년 5월 다시 97.6까지 곤두박질쳤다.

 연구원은 당시 실물여건이 경기를 본격적인 회복세로 연결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회복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최근에도 러시아와 중국, 중남미의 외환위기, 미국경기 둔화 가능성, 일본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 불안정 요인이 많다고 지적했다.

 인위적인 금리하락 유도로 금융시장 안정기반이 취약해져 금융시장 불안이 재발할 우려가 있고 이럴 경우 신용경색이 재연되고 구조조정이 지연돼 경기가 다시 하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우려했다.

 또 정부의 재정지출확대가 상반기에 집중돼 있어 민간의 경제활동여건이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으면 경기부양도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에 경기가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 이태열 연구위원은 『최근 경기회복조짐은 생산의 경우 재고소진에 따른 일시적인 증가세에 의한 것이고 소비증가도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는 여전히 위축돼있는 가운데 소비회복 분위기만으로도 언제든지 소비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의 움직임만 반영된 것으로 아직 경기회복을 낙관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재정지출을 상반기에 집중시키는 등 단기적인 경기부양계획을 세우고 있어 하반기에 경기가 오히려 둔화될 수 있다』며 『경기 재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경기부양이 실물경기가 실질적으로 회복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