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약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국악회관을 신축하며 지하 연습실에 방음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개관한지 두달이 다 되도록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방음시설 설치가 시급한 상황임에도 건설을 담당한 인천시종합건설본부는 애초 용도가 자료실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운영 위탁을 맡은 인천예총측은 연습실로 건설해 줄 것을 사전에 요구했다고 반박, 사업비 부담을 놓고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8일 인천시와 사단법인 인천예총 국악회관에 따르면 지난 10월31일 남구 숭의동 수봉공원내에 수봉문화회관 옆에 대지 650㎡, 연면적 1,184㎡의 국악회관을 개관했으나 방음시설 문제로 지하연습실을 아직까지 사용치 못하고 있다.
 인천예총은 애초 지하 150㎡에 무용·기악·성악 등 3개 연습실을 만들어 국악인은 물론 일반시민에게 개방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울림현상이 심하고 방사이에 방음시설도 전혀 안돼 사용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악회관의 건설을 담당한 인천시 종합건설본부는 “처음 계획상 지하1층은 자료실이었기 때문에 설계도에 방음시설이 없었다”며 “우리는 설계도대로 공사했을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예총은 “국악과 관련, 보관할 자료가 전혀없는만큼 자료실로 쓰면 공간만 낭비한다. 인천국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하공간을 연습실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에 당연히 시가 방음공사를 해줘야 한다”고 반박한다.
 한편 지상 1층에 위치한 실기연습실 및 강습실도 방음시설이 부실, 타악기나 농악 등의 연습이 어렵다는게 국악인들의 주장이어서 국악회관 자체의 부실시공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종합건설본부측은 “지난 98년부터 추진되던 국악회관 건설사업이 예산부족으로 건축연면적이 크게 줄었들었을 뿐 아니라 공기가 조정됐음에도 사업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치 못했다”며 “확보된 예산에서 최선을 다해 건설한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처럼 국악회관을 놓고 말썽이 일자 일부에서는 “시가 제대로 된 국악회관을 짓기 위해서는 공사 시작전에 국악인이나 공연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어야 했는데 근본 대책없이 건물부터 신축해 놓고 개관 2∼3개월 전에 위탁관리 업자를 선정, 이중의 예산이 드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김기준기자> gjkim@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