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 절개 등 뇌종양 제거 수술
의료진, 드릴로 뚫는 중에 부러져
피해자 가족들 “의료사고” 분통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한 상급종합병원에서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던 환자 머릿속에 부러진 수술용 드릴 조각을 그대로 둔 채 봉합하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다.

환자 A(67·여)씨는 이달 3일 인천에 있는 B 병원에서 두개골을 절개하는 등 4시간에 걸쳐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마친 의료진은 당일 A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진행했는데, MRI 화면에서 수술 부위가 흐릿하게 보여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고 A씨 가족은 설명했다.

이후에 이뤄진 A씨 뇌 부위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A씨와 그의 가족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A씨 머릿속에 쇠톱 날처럼 생긴 금속물질이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A씨 가족이 확인해 보니, 수술 당시 의료진이 두개골을 드릴로 뚫는 과정에서 드릴(wire passer) 날이 부러져 박힌 것이다.

이 사고로 A씨는 수술 후 이틀이 지난 5일 두개골에 박힌 금속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번 더 받아야 했다.

이에 A씨 가족은 “A씨가 의료사고를 당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A씨 자녀는 “의료진이 '두개골이 단단하면 종종 쇠톱 날이 떨어지기도 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겨서 더 화가 났다”며 “어머니는 2013년 유방암 판정을 받으신 이후로 몸이 쇠약해진 상태인데 의료진 실수로 하지 않아도 되는 전신 마취와 머리 수술을 다시 받아야 했다. 어머니 건강에 무리가 가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B 병원은 의료진 실수를 인정했다.

병원 관계자는 “뇌 수술에 사용하는 드릴이 얇다 보니 두개골을 뚫는 과정에서 드릴이 부러졌고,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서 밖에서 유실된 것으로 알았었다”며 “환자 몸에 이물질을 남겨 놓은 채로 수술을 끝낸 것은 명백한 잘못이 맞다.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