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수도권 위기론 지적에도 당 지도부 대처 못 해”

“영남권과 수도권 의원들 현실인식 차이 너무 커…혁파 없음 미래 힘들다”
▲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성교 건국대 교수, 국민의힘 김용태 당선인, 윤상현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18일 4·10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위기가 위기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예견된 참패였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길 세미나’에서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이 거세지는 것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말라”며 “선거는 당이 주도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4·10총선 전후 ‘당의 책임 회피’를 지적했다.

윤 의원은 “집권 여당 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참패를 했다”며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쳤다. 그러고도 이렇게 한가해 보일 수가 있는가”라며 “국민의 호된 질책을 듣지 않는다. 지금도 위기가 위기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여름부터 주장해 온 수도권 위기론을 언급했다.

윤 의원은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수도권에서 이겨야 하는데 ‘수도권 심상치 않다’, ‘수도권 위기 본질이 뭔지 원인 분석하고 처방을 만들고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여러 차례 주문했으나, 당 지도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선거 2주 전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경기·인천 중에 당선되는 곳 5~6곳이라는 것을 제가 직접 듣고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후에도)국민에 와 닿는 건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동·미추홀을도 언급했다.

윤 의원은 “정권 심판론 바람이 쓰나미처럼 왔다”며 “선거 3∼4개월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17∼18%p 차이가 났었는데 결국 차이는 1%p 남짓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인천은 14석 중 2석을, 경기는 60석 중 6개를 얻었다. 서울은 48석 중 11개, 수도권 바람 영향을 받는 대전은 7석 전부 상실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총선 참패의 구조적 원인으로 영남 중심당의 한계를 꼽았다.

윤 의원은 “공천이 곧 당선되는 영남출신 의원과 수도권 의원은 같은 현상을 보고 분석하는데 현실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며 “그러다보니 영남권 중심당이 돼 공천에 목을 매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 쓴소리를 못 하는 문제가 당 내부에 완전히 굳어있다. 혁파하지 않으면 미래는 힘들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겸 원내대표 중심으로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윤 의원은 “사실 지금이라도 새 원내대표를 뽑아서 비대위든 혁신위든 뭐든 출범시켜 하는데 5월2일 야권이 특검법 통과시키려고 하니까, 다음 원내대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재 원내대표가 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럼 현재 원내대표가 TF팀이든 혁신위든 비대위든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