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진 공보물서 빼는 등
10명 중 7명 이상 사실상 배제
너도나도 '文'…21대와 정반대
친윤 인사 등 극히 일부만 담아
▲
▲ (좌) 21대 총선 당시 문정복(시흥갑) 후보 공보물. (우) 22대 총선 장성민(안산갑) 후보 공보물.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실

22대 총선 경기지역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 10명 중 7명 넘게 선거 공보물에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싣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 명함에 윤 대통령 사진을 빼는 등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찍힌 모습을 앞다퉈 실었던 모습과 대조된다.

1일 인천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공보물을 분석한 결과 경기지역 국민의힘 후보 60명 중 45명은 공보물에 윤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이나 내용을 담지 않았다.

▲ 전희경(의정부갑) 후보 공보물. (왼쪽 사진부터)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페이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페이지.
▲ 전희경(의정부갑) 후보 공보물. (왼쪽 사진부터)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페이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담긴 페이지.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실

45명은 윤 대통령보다 한 위원장을 앞세우는 일명 '한동훈 마케팅'을 했다. 한 위원장과의 합동 사진을 맨 마지막 페이지에 배치했거나, 민주당을 비판하는 글과 함께 한 페이지 전체를 한 위원장과 촬영한 사진을 넣은 후보가 다수였다.

친윤으로 분류된 후보마저도 공보물에 윤 대통령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김은혜(분당을)·이원모(용인갑)·이용(하남갑) 후보 등 대통령실 출신 또는 친윤 인사 일부만 윤 대통령 사진을 담았다.

일부 후보는 명함을 제작하면서 윤 대통령 대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넣었다. A후보는 "정권심판론이 우세하고, 윤 대통령이 선거마케팅에 오히려 방해되기에 사진을 빼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
▲ 지난 21대 총선 경기지역 59명 후보 가운데 40여명이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넣거나 문재인 정부의 공적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순서는 상단 왼쪽부터 문정복, 김용진, 안민석 후보. 하단 왼쪽부터 문명순, 권칠승, 박상혁 후보 공보물.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실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모습과 정반대다. 민주당 소속 경기지역 59명의 후보 가운데 40여명이 문재인 대통령 사진을 넣거나 문재인 정부의 공적을 강조했다.

현재 선거구도가 '윤석열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정권심판론'마저 힘을 받자, 국민의힘 각 후보들이 거리두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인천일보가 보수강세 지역으로 평가된 성남분당을, 용인갑을 여론 조사한 결과 현 정부를 견제해야 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 부정평가가 60%를 웃돌고 있다. 올해 1월부터 한국갤럽이 한 조사결과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 직무의 부정 평가는 63%, 53%, 58%였다.

21대 총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긍정평가는 60%였다.

국민의힘 소속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집권 여당임에도 후보들이 당정 분리를 하려는 것은 대통령이 인기가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또 현재 국정 운영 긍정 평가가 30%대로 낮은 상태에서 정권 심판론 구도가 이슈되고 있어 이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해림 기자 s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