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元 측 “그만 믿고 그만 속으라.”

- 李 “우리는 품격 있게 하자.”

▲ 29일 오후 8시 23분쯤 인천 계양구 작전동 까치공원 인근 사거리에서 만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회의원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국회의원 후보 유세차량

인천 계양구 을 선거구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 유세 차량이 이날 저녁 지역구에서 활동하던 중 같은 현장에 만나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29일 오후 8시23분쯤 인천 계양구 작전동 까치공원 인근 사거리.

이날 이재명 후보는 까치공원 맞은편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유세 차량에 올라타 발언했다. 이 후보는 “평화는 경제고 평화가 곧 밥이다“라며 “그런데 (이 나라는) 내일 전쟁이 나도 이상할 게 없는 나라가 됐고,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전쟁 위기 국가로 지정할 정도”라고 정부의 대북∙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이 후보가 발언한지 얼마 되지 않아 원 후보의 유세 차량이 왼쪽에서 다가 왔다. 당시 이곳에는 차량에서 발언하는 하는 이 후보 앞에 지지자들이 몰려 있었다.

▲ 유세 차량에서 발언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원 후보 캠프 관계자는 마이크로 “현수막으로만 하는 공약을 여러분은 이제 그만 믿고 그만 속으라”며 “더 이상 속으면 안 된다. 20년 넘게 속아 왔다. ”고 비판했다. 해당 유세 차량에는 원 후보와 이천수 후원회장이 함께 있었다.

두 후보 유세 차량의 음성이 겹치면서 두 차량은 선거운동곡 음악 볼륨을 잠깐 높여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상대 후보의 차량을 확인한 이 후보는 잠깐 발언을 중단한 뒤 “원 후보 응원한다”며 앞에 있는 지지자들에게 “우리가 여유 있게 기다려주자”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후 원 후보의 차량이 지나가자 이 후보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나라를 안정적인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정권이 2년도 안 되는 시간을 모든 국민들이 불안한 미래를 느끼게 만들어 놨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정부의 대북 정책 등을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내놨다.

4분 뒤 원 후보의 차량이 다시 현장에 찾아와 현장에 긴장감이 흘렀다.

원 후보 측은 “20년 넘게 민주당 국회의원이 계양구에서 선출됐으나 변화가 없었다”며 “재개발∙재건축∙지하철 끌어온다고 했는데 지켜지지 않은 공약 그만 믿고 원희룡 후보에게 바통을 넘겨달라”고 촉구했다. 현장에 있던 지지자들은 연신 ‘이재명’을 더욱 외쳤다.

이 후보는 원 후보의 차량이 다시 지나간 것을 보고 지지자들에게 “참느라 고생했다. 우리는 품격 있게 하자”며 “아무리 험악한 세상이라도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면서 살아야하지 않냐”고 발언했다.

/글∙사진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