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 태국의 경기에서 동점골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안방에서 태국과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태국과 1대 1로 비겼다.

이날 황선홍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을 갱신한 주민규를 원톱에 세우고 손흥민, 이재성, 정우영이 2선에 배치했다. 중원은 백승호와 황인범이, 후방은 김진수, 김영권, 김민재, 설영우가 책임지게 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한국은 경기 초반 태국의 적극적인 전방 압박에 당황한 듯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9분에는 백승호의 볼 터치 실수를 틈타 볼을 획득한 차이디드가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우리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서히 몸이 달궈진 한국은 태국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손흥민, 주민규, 이재성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전반 19분 황인범이 날린 왼발 중거리 슈팅 세컨볼 찬스가 주민규에 찾아왔으나 아쉽게 슈팅이 빗맞으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30분에는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골기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위협적인 공격을 이어간 한국은 전반 42분 이재성이 왼쪽에서 넘긴 컷백을 손흥민이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1대 0으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태국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후반 16분 교체 투입된 수파랏 무엔타가 왼쪽에서 넘어온 낮은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침착하게 밀어 넣어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황선홍 감독은 실점 직후 교체카드를 활용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후반 17분 주민규과 정우영이 빼고 홍현석, 이강인을 투입했다.

이후 한국은 파상 공세를 펼치며 태국을 몰아붙였다.

하지만 끝내 밀집수비를 뚫지 못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1대 1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경기는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 탈락 이후 열린 첫 A매치인데다 특히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사건 이후 펼쳐진 경기여서 많은 국내 축구 팬들의 관심이 쏠렸었다.

하지만 우리나라(22위)보다 FIFA랭킹이 79위나 낮은 태국(101위)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선수 개개인의 능력과 커리어는 역대 최강이지만 그만한 팀 성적은 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듣게 됐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비록 경기는 이기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다시 '원팀'으로,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르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황 감독은 "선수들은 100% 하나 된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걸로 끝난 게 아니고 또 어려운 경기가 있기 때문에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잘 극복하고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1월 싱가포르, 중국과의 1, 2차전에서 승리한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1을 추가하며 조 선두를 지켰다. 태국(승점 4)은 2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오는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치른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