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물정보 빅데이터 활용 전문인력 양성 워크숍 모습

정부는 국가 중점산업의 하나인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생물정보 빅데이터를 축적하여 활용 중이다. 특히 빅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은 생물다양성과 생물산업 분야의 미래에 혁신적인 발전을 견인할 중요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분야에 AI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으로 첫째, 다양한 생물종의 판별과 모니터링 분야가 있다. AI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영상과 음향 데이터로부터 종을 인식하고 분류할 수 있어 생물다양성을 모니터링하고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추적하거나 침입종을 탐지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둘째, 생태계 모델링과 예측 분야다. AI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기후 변화, 서식지 파편화 같은 현상이 생물다양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예상할 수 있다. AI 기술을 원격탐사 데이터에 적용하면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을 선정하거나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우선순위를 과학적으로 판단하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셋째, 생명공학과 의약학 분야다. AI는 DNA 서열, 단백질 구조, 대사 경로와 같은 복잡하고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AI는 분자와 생물학적 표적 간의 상호 작용을 예측하고 의료용 약물 후보군 발견 과정을 앞당겨 신약 출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넷째, 농수산업 분야에서 AI 기반 운영시스템은 작물이나 가축의 번식을 도와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AI를 활용하여 작물과 토양의 상태, 기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생육에 필요한 관개, 시비, 방제 등의 농사일을 무인 또는 최소한의 인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 양식장도 수질, 물고기의 건강, 먹이 공급 상태를 쉽게 관찰할 수 있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료의 낭비도 줄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다양성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8조(전문인력의 양성)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21~'25)'에 따라 생물자원 분석·활용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래 기술로 전망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활용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통해 2021년부터 매년 10명 이상의 연구자를 배출하였다.

이를테면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앵무새와 바다거북을 사진만으로 쉽게 분류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마련하였고 국립공원 감시 카메라에 찍힌 산양과 오소리를 자동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또한 물속의 e-DNA를 이용하여 담수 어류와 수서생물을 신속하게 판별하는 학습모델을 개선하였다. 한편 생물자원으로 유용한 자생 거미류의 독으로부터 항생제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본 사업의 지원을 받은 대학원생들은 지난 3년간 학술논문 28건을 투고하여 생물자원 활용에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이바지하였으며 계속 학업을 유지하거나 관련 연구소, 생명공학 기업 등에 취업하여 전문영역을 확장 중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생명현상을 이해하는 인공지능 전문가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생물자원 활용 연구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면 속도와 효능 면에서 혁신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다만 인공지능이 사회 발전과 더불어 구성원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와 저작권 등 데이터 프라이버시, 알고리즘 편향, 공평한 이익 분배와 같은 윤리적 사항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런 논의는 학계, 산업계뿐만 아니라, 사회 각층의 광범위한 의견을 모두 수렴해야 할 것이다.

정복철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
▲ 정복철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

/정복철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