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대학병원에서 한 환자가 전공의 이탈로 인한 무급휴가 관련 노조 게시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공의 파업 여파로 경기도 내 대학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며 대응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기에 의과대 교수들의 집단사직 결의로 의료 현장 대란이 야기되고 있다.

이에 대학병원들에서는 직원들 대상 무급휴가를 추진하거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늘리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경영난 해소에는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한양대학교 구리병원에서는 지난주부터 의사 직군을 제외한 직원 1000여 명 대상으로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무급휴가 추진 배경에는 전공의 파업에 따른 경영난 악화를 들고 있다.

서울대학교 분당병원(서울대학교 병원 전체)은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기존 500억에서 1000억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 세브란스 병원을 두고 있는 연세의료원은 전공의 공백으로 적자가 계속되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금기창 연세의료원장은 “수입감소로 재정적 어려움이 커져 지출을 줄이고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시기와 규모를 고려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기 남부권역 최대 병원인 아주대학교 병원에서는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적인 대응에도 나서지 않고 있다.

현재 경기도 뿐 아니라 국내 주요병원들에서는 약 10억원 이상의 일 매출 손실을 보고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영난에 따른 정부에 저금리 융자 규모 확대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교육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사학진흥재단 측이 융자사업 예산 확대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진 전공의 이탈로 차후 손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처 대학병원의 관계자는 “현재 전공의 파업 이후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하루속히 경영난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의료 대란이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의료현장을 이탈한 6000여 명 전공의에게 면허정지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사전통지서를 수령한 전공의들은 명령 위반 사유 의견서를 오는 25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여기에 의대 교수들이 자발적 사직 결의를 도모하면서 의료공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들의 과반수가 사직서 제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관련기사 3월15일 ‘아주대 의대 교수, 과반수 이상 사직서 제출 의향 있어’>

지난 15일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의과대 교수들을 대상으로 향후 대응 방침을 정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아주대 의대 교수 400명 중 261명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96.6%에 해당하는 250명의 교수가 단체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사직서를 제출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교수도 77.8%에 달했다.

이에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는 지난 15일 집단행동을 보인 의사들을 대상으로 “의료현장을 지켜 달라”는 내용에 성명을 발표했다.

간협은 “환자 생명과 직결된 수술실·중환자실·응급실·분만실 등 필수의료 업무는 차질 없이 운영돼야 한다”며 “주변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환자 곁을 지키는 이들이야말로 전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할 훌륭한 의료인”이라고 전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