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 수십채를 사들여 임차인들로부터 전세보증금 54억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구속된 채로 재판에 넘겨졌다.

16일 수원지검 형사5부(이정화 부장검사)는 사기혐의로 30대 임대인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2021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하남시, 수원시, 화성시 일대에서 오피스텔 42채를 매입한 뒤 임차인 38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54억6455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주택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높은 오피스텔을 매입해 전세 보증금으로 매매 대금을 지불했다. 또 매도인으로부터 현금을 즉시 수령할 수 있는 ‘동시 진행 거래’가 가능한 부동산을 물색하며 범행을 계획했다.

임차인들은 8000만∼1억8000만원 상당 임대차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 만료 이후 임대차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검찰은 “피고인 중 일부는 별다른 고정 수입이 없었다”며 “무분별한 오피스텔 매수로 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 구조임에도 임차인을 속이고 보증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피해 임차인들과 상담 후 지난해 5월 경찰청 국가수사본분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A씨 등이 보유한 오피스텔이 120채가 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원근 기자 lwg1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