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연서회 김인숙 회장
'원중식 10주기 전시' 준비

훌륭한 인품만큼 바른 글씨
인사동서 120점 작품 선봬
▲ 남전 원중식 서예가의 작품

신기神氣와 재기才氣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일필휘지. 검여 유희강의 글씨를 묘사하면 이렇다. 이런 검여의 서체를 이어받아 자신의 독보적인 세상을 구축한 유희강의 수제자 남전 원중식 선생의 추모전이 열린다.

서거 10주년을 기념하며 전국에 흩어진 작품들을 모으고 전집 형태의 서집을 출간하는 것이다.

남전 선생이 창단한 사단법인 시계연서회의 김인숙 회장을 만나 추모전 준비 상황을 들어봤다.

▲ 김인숙 시계연서회 회장.
▲ 김인숙 시계연서회 회장.

▲검여-남전, 글자뿐 아니라 정신도 이어져

인중제고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한 원중식 서예가는 검여가 가장 아끼는 제자였다. 1958년 인천시립박물관장이던 검여 선생이 인천중고교 미술대회에서 2등을 한 남전에게 상을 주면서 둘은 처음 만났다. 이후 검여에게 서예를 배우기 시작한 남전은 검여 선생과 함께 매일 인천과 서울을 지하철로 오가며 그의 서실 운영을 돕기도 했다.

“남전은 검여의 청렴하고 글씨에 매진하는 인품을 존경했어요. 평생의 스승으로 모시며 그를 계승했지요.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랍니다.”

1968년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검여 선생이 몸의 오른쪽을 쓰지 못하게 되는 지경이 됐을때도 남전 선생은 그를 업고 다니며 보필했다. 그 덕에 유희강 서예가는 좌수(左手) 작품을 끝내 완성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 남전 원중식 서예가의 작품

▲고향 인천을 사랑했던 남전의 뜻 깃든 전시

시계연서회의 이름은 인천시 서구 시천동의 옛 이름에서 따왔다. 1995년 남전이 창단해 전국에 있는 그의 제자들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시계연서회는 기존 3차례의 유작전에 미발표 작품과 시기별 대표작을 선별했고 남전의 평생 업적을 한눈에 알 수 있는 120점을 선보인다. 전시회는 3월21에서 27일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 전층에서 열린다.

▲ 남전 원중식 서예가의 작품

“남전 선생의 1963년 국전 입선작부터 타계하신 2013년 7월까지의 50년간을 4권으로 엮은 서집 발간도 큰 성과 중 하나 입니다.”

김인숙 회장은 생전 남전이 인천을 지극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가 남긴 스케치 작품에 인천 곳곳이 담겨있는 것도 그 이유다.

“인천의 혼을 상징하는 검여와 남전의 기념사업이 인천에서 일어나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두 분을 집중 조명하고 작품을 확보하는 보전이 시 정부와 학계, 교육분야에서 두루 어우러져야 하죠.”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