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동 등 주변에 도서관 없어
주민 5.2㎞ 떨어진 곳까지 이동
반면 남쪽 지역 6곳 몰려 대조

“도서관 가는 길이 너무 멀어요.”

인천 계양구 장기동에 사는 40대 주부 이모씨는 거주지 주변에 도서관이 없어 초등학생 자녀의 독서 욕구를 해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실제 이씨처럼 계양 경인아라뱃길 북쪽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계양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약 5.2㎞ 떨어진 동양도서관으로 가야 한다.

자가용으로는 20분 거리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이용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다는 게 이씨의 지적이다.

이씨는 “우리 동네에는 큰 도서관이 없어 아이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갈 곳이 없다”며 “가장 가까운 도서관을 가려면 최소한 40∼50분을 가야 하는데 누가 그렇게까지 멀리 가려고 하겠냐”고 털어놨다.

원도심인 계양구에서 도서관이 아라뱃길 남쪽 지역에 쏠려 있어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북쪽 지역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11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구는 2007년부터 2020년까지 계양 아라뱃길 남쪽인 서운·효성·동양·작전·임학동 등 5개 지역에 구립도서관을 세웠다. 계양산 남쪽 계산2동에 위치한 인천시교육청 산하 계양도서관은 2004년부터 운영 중이다.

반면 아라뱃길 북쪽에는 도서관이 계양초등학교 내 어린이도서관 1곳밖에 없다.

이 어린이도서관은 평일 오후 4시까지 운영하고 주말엔 문을 닫는 데다 학교 안쪽 깊숙한 곳에 자리해 성인과 청소년들이 이용하기가 녹록지 않다.

현재 아라뱃길 북쪽에는 장기동(430명)과 오류동(390명), 이화동(215명) 등 1000명이 넘는 19세 미만 주민들이 살고 있다.

장기동 주민인 50대 최모씨는 “어린이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대부분 어린이를 위한 도서뿐이고 열람실도 없다”며 “운영 시간도 짧은데 청소년들이 이곳을 어떻게 이용하겠냐”고 토로했다.

구는 장기동 등 지역에 스마트 도서관 설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도서관 설립 계획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상호(국민의힘, 계산4동·계양1·2·3동) 계양구의원은 “도서관은 마을 주민들의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중요 시설”이라며 “청소년들의 면학 분위기 조성과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높이기 위해 도서관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안지섭 기자 aj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