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2·3 경기과학고 설립 움직임이 구체화 되는 모양이다. 10일 본보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논의는 지난해 말 경기도교육청이 실시한 연구용역에서 '4개 이상 과학고 추가 지정이 타당하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단 하나뿐인 과학고 운영으로 인한 지역 영재 진학의 어려움을 해소할 것으로 보여 기대가 크다.

1300만 경기도는 현재 1개의 과학고(경기북과학고등학교)만이 운영되고 있다. 인구 940만명인 서울과 300만명인 인천엔 과학고가 2곳씩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경기북과학고의 2024년도 입학 경쟁률은 8.9 대 1로 전국 평균 3.49 대 1보다 2배 이상으로 높았다. 지역 영재의 교육기회가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른바 과학영재 교육의 풍선효과다. 경기도 영재들의 지방 과학고 진출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그러면서 지역 인재들의 교육 기회마저 빼앗기는 모순을 낳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분석한 전국 과학고 2021학년도 입학분석자료에도 잘 나타난다. 입학생 중 서울·경기출신 비율은 대전과학고 74.7%, 한국과학영재학교(부산) 69.4%,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62.5%, 광주과학고 46.3%를 차지했다.

지방 영재학교 입학에 극심한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역의 과학·기술 인재를 육성한다는 영재 학교의 설립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소를 위해 무작정 수도권에 과학고를 늘려서도 안 되지만 교육기회 균등 부여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는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볼 때 경기과학고 추가설립 이유는 차고도 넘친다.

다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 몇 년 전부터 영재학교·과학고 학생들의 의대·약대 진학이 그치질 않아 서다. 따라서 신설 경기과학고는 이를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게 해선 안 된다. 지금으로선 근본적 해결 방안은 없지만 과학교육 내실화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교육 목표로 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과학영재들이 졸업 후에도 제 갈 길을 걸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경기과학고 추가설립 계획을 통해 구체적 목표를 내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