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예비후보, 검찰에 고발된 권신일 예비후보 공심위 진상조사 요구

권신일 예비후보 “한 식구로서 창피하다”…선관위 고발 ‘혐의없음’ 종결

김성기·김용태 예비후보 “공동성명서 기자회견 의미 없다” 불참 통보
▲ 김용호·허청회 국민의힘 포천·가평 예비후보가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열고 권신일 예비후보에 대해 공심위의 진상파악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방적인 통보탓에 소수의 기자만 참석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포천·가평 선거구가 난장판으로 치닫고 있다.

5인 경선에 앞서 일부 예비후보들이 상대 후보를 헐뜯는 등 진흙탕싸움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심지어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과 이를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어 언론을 마치 자신들의 이용 도구로 활용하는 것도 문제다.

8일 포천시청 브리핑룸에선 오전 10시, 10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이 열렸다. 모두 국민의힘 예비후보였다.

김용호·허청회 예비후보가 먼저 기자들 앞에 섰다. 공동성명서를 통해 공천관리위원회에 권신일 예비후보의 진상조사를 요청했다.

이들은 “권신일 예비후보가 유사기관설치금지, 사전선거운동, 허위사실 공표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돼 현재 경찰서로 이송된 상태”라면서 “그런데도 5인 경선을 발표한 공관위의 결정은 포천·가평 주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선거법 위반으로 권 예비후보가 기소되면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당과 주민의 몫으로 돌아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경찰 수사와 별개로 국민의힘 스스로 해당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적인 실태 조사와 철저한 진상 파악에 나서달라”면서 “국민의힘은 어떠한 경우든 불법으로는 당선될 수 없고, 당선돼도 소용없다는 준엄한 철칙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신일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해명에 나섰다.

권 예비후보는 “경쟁후보들의 주장은 특정 매체에서 보도한 내용을 그대로 옮긴 것이고, 선관위에 고발된 내용은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검찰에 고발한 것도 내용이 같다”면서 “누구든지 고발만 하면 입건되는 것이고, 그런 것을 근거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특정 매체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일방적으로 경선 직전에 이러는 것은 한 식구로서 창피한 마음이 든다. 이번 총선이 여러모로 위기에 처한 포천·가평의 절박한 현실을 개선하는 정책 경쟁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갑작스럽게 잡혔다.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는 소수의 기자만 참석했다. 일부 기자는 전날 통보를 받았지만, 대부분 이날 오전 9시쯤 연락을 받았다.

권신일 예비후보 측도 이날 오전 9시38분쯤 기자들에게 ‘허청회 예비후보 등 4인의 브리핑이 끝난 뒤 바로 기자회견을 하겠다. 취소하면 함께 취소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이러면서 텅 빈 기자회견장이 됐다. 일부 기자들은 “1시간 전에 기자회견을 한다고 연락하는 게 맞냐”,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김성기·김용태 예비후보는 공동성명서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성기 예비후보는 “안쓰럽고 안타깝다.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서 공심위에서 결정한 5인 경선은 바뀌지 않는다. 괜히 공심위에 자극을 주는 것 같아 공동성명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면서 “검찰과 경찰에 고발된 내용은 공심위에서 알아서 판단할 부분이다. 우리가 경선에서 빼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김용태 예비후보 역시 “어제 오후쯤 공동성명서를 발표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검찰 고발 건에 대해선 당차원에서 진상을 파악하는 우선이다”며 “원래 기자회견은 일정이 있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김성기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럴 바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공동성명서에 이름을 빼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포천·가평=이광덕 기자 kd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