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 골목상권 잠식 상황
동네슈퍼 가격 경쟁력에 도움

백석동 소규모 물류센터 '한계'
공간 부족·확장 필요성 제기
시에 문제 해결 요구…진전 無
▲ 인천 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인천광역시수퍼중소공동물류센터.

대형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잠식으로 인천지역 중소 슈퍼마켓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공동구매와 배송·판매로 이어지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거점별 물류센터 건립 필요성이 제기된다.

7일 찾은 인천 서구 백석동 인천광역시수퍼중소공동물류센터. 3072㎡ 규모 창고에 7500여가지에 달하는 각종 상품이 진열돼 있었다.

▲ 인천 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인천광역시수퍼중소공동물류센터.
▲ 인천 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인천광역시수퍼중소공동물류센터.

주차장에 있는 1.5t 트럭에는 맥주와 소주 등 각종 주류가 가득 실렸다. 인천 전역에 퍼져있는 중소 슈퍼마켓들이 센터에서 구매한 물품으로, 배송을 위해 대기 중이다.

▲ 인천 서구 백석동에 위치한 인천광역시수퍼중소공동물류센터.

창고 한편에 마련된 계산대에는 한 슈퍼마켓 사장이 가게에 필요한 각종 상품을 구매했다. 접이식 수레에 상품을 쌓고, 직접 몰고 온 트럭과 승용차에 실었다.

지난 2013년 조합원 100% 출자로 설립된 중소공동물류센터는 10여년 넘게 중간 유통 가격보다 10%가량 저렴하게 중소 슈퍼마켓에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보탬이 되고 있다.

인천수퍼마켓협동조합 관계자는 “70~80%가 1인으로 운영되는 영세한 슈퍼마켓”이라며 “좀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집약적으로 구매하도록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조합 내 출자조합원과 이용 회원 수는 약 1500여개사다.

하지만 해당 물류센터는 몇 년 전부터 작은 규모 탓에 한계에 부닥쳤다. 대규모 냉동·냉장 시설로 신선함을 유지해야 하는 채소, 과일 등 농산물과 어패류는 공간 부족으로 취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앞서 조합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현 물류센터 옆 시유지 활용 계획을 인천시 등에 제안했지만, 몇 년 째 공회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 중소 소상공인의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권역별로 공동물류센터 건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합 측이 인천시장 간담회 등을 통해 꾸준히 건의하고 있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조합은 국·시비 56억원이 투입된 신흥동 일대 물류센터 위탁 운영사로 지난 2020년 지정돼 거점 활성화를 계획했지만, 시와 전 위탁사 간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아직까지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송경수 이사장은 “중소 소상공인들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거점이 늘어나야 하지만, 인천의 경우 타지자체에 비해 관련 지원이 전무하다”며 “지역 상권 잠식과 지역자본 이탈 현상 심화하는 상황 속 경쟁력 확보를 위한 거점 센터 확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의 경우 동부와 서부, 북부 등 총 3곳에서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도 수원 등 여러 지자체에서 앞장서 중소 슈퍼마켓의 경영 혁신을 위한 물류 센터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어 대비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신흥동 물류센터 정상화를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검토하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