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울근린공원 주변 다세대주택
집에 빗물 스며들어 곰팡이 피해
주택가 누수, 공원 지하 배수 탓
구 “맹암거 설치 등 피해 최소화”
▲ 지난해 7월20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전재울근린공원 주변 다세대주택 한 세대 바닥에 빗물이 고여 있다. /사진제공=제보자

인천 한 다세대주택 주민들이 인근 근린공원 지하 배수 문제로 장마철마다 빗물이 집 안으로 스며들어 누수가 발생하고 곰팡이 피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6일 인천일보 취재 결과, 남동구 구월동 전재울근린공원 주변에는 다세대주택 8채가 밀집돼 있다.

앞서 근린공원 관리 주체인 구는 빗물이 공원 경사면을 따라 주택 단지로 흐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공원에 46m 길이의 산마루 측구를 설치한 바 있다. 산마루 측구는 빗물을 빼내기 위해 산 가장자리에 설치하는 배수시설을 말한다.

그러나 이곳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비가 많이 내리면 공원 지하에 모인 빗물이 집 내부 벽면과 바닥으로 스며든다고 주장했다.

주민 김모(49)씨는 “비가 많이 올 때마다 빗물이 측구로 흐르지 않고 지하로 유입되며, 이렇게 모인 빗물이 벽면과 바닥으로 스며들고 있다”며 “바닥에 물이 고여 거실에 소파를 둘 엄두도 못 내고 있고, 벽면에는 곰팡이가 덕지덕지 피어 2년 전 벽지와 장판을 새로 시공했는데 벌써 못쓰게 됐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정모(65)씨도 “장마철마다 집 안 곳곳에 곰팡이가 생긴다”며 “공원 배수 문제로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림 전문가 역시 원활하지 않은 공원 지하 배수 문제를 주택가 누수의 원인으로 지목한 상태다.

지난해 7월 누수 민원이 잇따르자 구와 함께 공원과 피해 세대를 방문한 전문가는 “집중 호우 시 빗물이 공원 지하로 빠지지 않고 위로 차오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주택 단지 바닥 지점보다 아래에 맹암거(땅속에 자갈 등을 묻은 수로)를 설치해 지하로 침투하는 빗물을 차단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언했다.

구는 올해 안에 공원 배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얻긴 했지만 예산 문제로 공사를 추진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공원 주변에 맹암거를 설치하는 등 배수를 원활하게 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nar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