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석훈 백령중고 교감·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
▲ 김석훈 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문학박사

대청도에서 일제강점기 기간 중 약 25년 동안 450두 정도의 고래를 잡았는데, 집채만 한 고래를 어떤 기술로 잡았을까? <대청면지>에 수록된 포경 관련 사진 자료, 선수에 설치된 끝이 뾰족한 원뿔형의 대포가 매우 인상적이다. 이름하여 노르웨이식 포경 방식이다. 동아일보(1931.5.7.)에 의하면 세계적으로 포경의 기원 혹은 원조는 노르웨이에서 찾는다. 그만큼 노르웨이는 포경의 역사가 길고 기술의 선두 주자였는데, 이 당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원양에서 대포를 이용한 노르웨이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세기 초부터 노르웨이식을 활용하여 대청도에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 노르웨이식 포경이란?

노르웨이식 포경법은 100t 내외의 기선에 대포를 비치하고 이 대포에 거대한 작살을 장착하여 어떤 종류의 고래를 불문하고 사살하여 포획하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노르웨이식 포경을 위한 배, 일명 사업선(事業船)이라 불리는 포경선은 어떤 배였고, 어떤 조건을 갖추었을까? 이 사업선은 철제 증기선으로 총톤수 55t 내지 80t이지만 보통 70t 내외이며, 속력은 한 시간에 2.8㎞ 이상 18~19㎞로 항해하고, 일 주간 항해를 지속할 수 있는 연료를 실을 수 있는 재탄력(載炭力)이 있어야 한다. 이 사업선은 당시로선 작살 혹은 그물을 이용한 포경과 큰 차이가 있었는데, 특징은 ①선수부에 대포 설치하고 ②대포의 하부에 로프(銛綱)가 연결되어 있으며 ③대포의 뒤쪽에는 포수가 서서 대포를 조종하는 높이 30~40cm의 조종대가 있으며, 대포의 옆에는 기관실에 명령하는 파이프가 있는데, 고래 잡을 때에 포수가 직접 명령하여 배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한다. ④뱃머리 쪽 돛대에는 고래 관찰대를 설치하여 고래가 있는지를 지켜보며 ⑤선미에는 포획한 고래를 끌고 이동하는 장치가 있다. 이상과 같이 노르웨이식 포경 기술은 이전과 비교해 볼 때 새롭게 갑판 위에 대포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 노르웨이식 포경 사냥법

사업선은 사냥터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다가 동틀 무렵에 도착하여 고래 떼 수색에 몰두한다. 그러다가 고래 관찰대에서 어부가 고래를 발견하면 곧 포수에게 보고한다. 이 보고를 접한 포수는 대포 앞에 와서 고래의 종류 및 헤엄치는 방향, 헤엄치는 속도 등을 따라 적당히 배를 지휘한다. 그리고 고래가 떠오르는 장소를 향하여 전속력으로 나아가 고래에 도달하기 40~50m의 적당한 거리에 이르면 포를 쏜다. 이때 작살이 고래에 명중하면 고래는 비상한 힘으로 물속으로 들어가 질주하면서 로프를 끌고 가기 때문에 로프를 놓아주고 당기면서 적당한 지구전으로 고래를 피로에 이르게 한다. 이러는 동안에 고래가 작살을 더 끌고 갈 수 없이 힘이 빠지면 연장하였던 로프를 말아 고래를 점차 배에 접근시킨다. 다음에는 작은 배 일명 단정(端艇)을 내려 작살로 찔러 죽인다.

이렇게 죽음에 이른 고래는 시간이 조금 지나 가라앉기 때문에 이때 고래의 배 부분에 구멍을 내어 증기기관에 부착된 관을 통하게 하고, 고래를 매달고 항구로 돌아오기 편하게 하기 위해 공기를 고래 몸체에 불어 넣고 부력을 이용한다. 이외에 미국식 포경도 있는데, 이 방법은 본선(船)에서 직접 포를 쏘는 노르웨이식과 달리 단정을 이용하며, 고래 해체 등 처리도 전자는 해체장이 있는 항구에서 하지만 후자는 본선에서 직접 처리하기 때문에 원양어업에 최적화되어 있다.

/김석훈 인천섬유산연구소 이사·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