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족한 인재 뽑을 수 없어”
“사태 해결 안될 땐 농사 지을 것”
도의사회장 등 물의 발언 논란

누리꾼 “직업 비하하지 말라”
“의사 외면에 환자 죽어가” 비판

정부, 사법 절차 개시 움직임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쳐온 의사들의 선언은 모두 거짓이었나…”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인사들의 물의를 빚는 발언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달 22일 시사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반에서 20~30등 하는데도 의대 진학이 가능해진다. 성적이 부족한 인재를 뽑을 수 없다. 국민이 이런 의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에 대해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반에서 20~30등이라는 표현은 지방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지역인재전형비중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3일 전공의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한 혐의로 경찰 압수수색을 받은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소아과 선생님 중 한 분은 용접 배우고 있다. 이런 나라에서 더는 살기 싫다고”라며 게시글을 자신의 SNS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앞서 사직서를 제출한 한 전공의가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푸드트럭을 운영하겠다는 동료가 있다. 본인 역시 농사를 지으러 갈 생각”이라는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외에도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이 의사를 '매 맞는 아내'로, 정부를 '폭력적 남편'으로 묘사했다가 질타를 받았다.

그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 “폭력 행사하는 남편과 정부가 무엇이 다르냐”라는 비유를 사용했다.

이들의 발언을 두고 누리꾼들은 “용접이 우습냐”, “직업 비하하지 말라”, “환자들은 의사들의 외면 아래 죽어가고 있다!” 등의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수원의 한 인문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A씨는 “의사들의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비친다. 집단 휴진으로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는 의사들의 행태는 공감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B씨는 “시민의 목숨을 담보로 본인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돼 있는 의사들이 진정 의사가 맞는지 의문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쳐온 의사들의 선언은 모두 거짓이었나”라고 했다.

한편 정부가 4일 집단행동으로 의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해 면허정지라는 초강수를 두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전국 7000여명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으면서 사법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경기지역에서 아직 관련 고발 접수 건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정부가 칼을 빼 든 이상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남부 지역은 25개 수련병원에서 1623명의 전공의가 근무 중이며 이 중 복지부로부터 업무개시 명령을 받은 전공의는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림·김혜진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