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이래 1학년 학급 1개 운영
천마초 등 학교 5곳 20명 미만
▲ 4일 인천 서구 천마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신입생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민 기자 leejm@incheonilbo.com

“신입생 140명이 아니고 14명입니다. 학생 14명이 2024년도 천마초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하는 것을 허가합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4일 오전 10시 인천 서구 천마초 강당에서 입학 허가 선언에 나선 김창진 교장이 재치 있게 학생 수를 정정하자 장내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천마초에는 모두 14명의 신입생이 입학했다.

도심 속 학교임에도 입학생 수가 점차 줄면서 올해는 1989년 개교 이래 처음으로 1학년 학급을 단 1개만 운영하게 됐다.

입학생 전체가 같은 반 친구가 된다는 사실에 아이들은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신입생 김채하(7)양은 “학교에 오니 기분이 좋다. 이름은 잘 몰라도 벌써 친해진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학부모들은 입학생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지희숙(37·여)씨는 “입학생 수가 너무 적어서 입학 전부터 아이를 보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신입생들이 6학년까지 한 반으로 쭉 가게 될 텐데 누가 중간에 전학이라도 가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 532개 초중고 중 대부분 학교에서 입학식이 개최됐다.

하지만 천마초처럼 섬이 아닌 도심에 있으면서도 신입생이 20명 미만인 곳은 지난 1월4일 예비소집일 기준 총 5개 학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5개 학교는 천마초를 포함해 ▲십정초(10명) ▲연안초(14명) ▲해서초(15명) ▲장수초(17명)다.

시교육청은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원도심에서 신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면서 이들 학교의 입학생이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소규모 학교로 운영되면 교사 정원 감소로 인해 업무 부담이 증가하는 데다 비전공 교과목을 가르치는 상치 교사가 늘어나고 다른 학교 교사가 순회 배치돼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적정 규모 학교 육성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초등학교 기준 1곳당 정원이 240명 이하인 곳을 소규모 학교로 분류한 뒤 같은 처지에 있는 학교끼리 통폐합하는 정책이다.

지난해 적정 규모 학교 육성 계획 추진 대상에 오른 초등학교는 11곳이었다.

신충식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인천 곳곳에서 도시개발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신도시에선 과밀학급 문제가, 원도심에선 학생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학교 간 불균형 문제가 커진 만큼 대안으로 학교 재배치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학생 수가 부족한 학교 공간을 거점형 돌봄교실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회진·정혜리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