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천중고 입학생 이금순씨
학업 중도 포기 만학도들 입학
“뒤늦게 공부하게 돼 기쁘다”
▲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남인천중고에서 만난 최고령 입학생 이금순씨. 이씨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중학교 입학 소감을 전했다.
▲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남인천중고에서 만난 최고령 입학생 이금순씨. 이씨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중학교 입학 소감을 전했다.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영어를 가장 먼저 배우고 싶어요.”

2024학년도 새 학기가 시작된 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 남인천중고 앞.

남인천중고 최고령 입학생인 이금순(86·여)씨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중학교 입학 소감을 전했다.

이씨 얼굴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지만 입학식이 열리는 강당으로 들어서자 새 친구, 선생님과 만난다는 생각에 들뜬 표정을 지었다.

이씨는 “1950년 6·25 전쟁 당시 충남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려 했지만 전쟁통에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60대 아들 1명과 50대 딸·아들 2명을 길러내고 뒤늦게 하고 싶던 공부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한편으로는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남인천중고 강당은 신입생 557명(중학교 258명·고등학교 299명)과 재학생, 교사 등으로 북적였다. 80세가 훌쩍 넘은 이씨를 포함한 신입생 평균 나이는 65세다.

남인천중고는 정규 교육 과정을 이수하지 못한 성인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평생교육기관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학업을 중도 포기해야 했던 만학도들은 입학식에서 사회자 얘기에 귀를 쫑긋 세우는 등 배움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국진 남인천중고 교장은 환영사에서 “입학생 모두가 14살 중학생으로 돌아갔으니 몸도 마음도 청소년처럼 더욱 건강해지고 젊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학교생활을 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