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법, 작년 1만914건 집계
전년 신청건수 보다 44% 급증
매각률 21%…최근 5년간 최저
숭의동 한 아파트 10차례 유찰
금리 인상·경기 침체 등 여파

지난해 인천지방법원에 접수된 신규 경매 신청 건수가 1만건을 돌파했다.

최근 5년 중 가장 많은 물건이 나왔으나 매각은 되레 줄면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의 영향이 경매 시장 침체로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대한민국 법원 경매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방법원의 경매 신청 건수는 1만914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인천지방법원 경매 신청 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 9633건 ▲2020년 7742건 ▲2021년 6425건 ▲2022년 6219건 ▲2023년 1만914건 등이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44%가량 신청이 급증했으며, 최근 5년 중 지난해 경매 신청 건수가 가장 많았다.

특히 인천은 아파트 물건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아파트 경매 신청은 총 2160건으로, 전년(949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매물은 급증한 모양새지만 정작 매각은 줄었다.

최근 5년간 인천지방법원의 경매 물건 매각률은 ▲2019년 36.1% ▲2020년 37.2% ▲2021년 40.4% ▲2022년 31.3% ▲2023년 21.8%다. 최근 5년 사이 매각률은 최저 30%를 넘겼고, 최고 40%까지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20% 초반에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차례 유찰되는 물건도 늘고 있다.

미추홀구 숭의동 한 아파트는 10차례 유찰되며 아직 낙찰자를 찾지 못했다. 해당 매물은 한 차례 매각허가결정이 나기도 했으나, 낙찰자가 대금지급기한을 넘기면서 매각이 무산됐다. 당초 해당 아파트의 감정평가액은 9400만원이었으나, 현재 최저매각가격은 265만원까지 떨어졌다.

남동구 서창동의 한 다세대 주택 역시 8차례 유찰됐다. 해당 주택 감정평가액은 2억2800만원이었고, 현재 최저매각가격은 1314만원까지 하락했다.

관계자들은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 여파, 매매 침체 등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소유주들이 증가하는 탓에 경매 물건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지난해 인천에 경매 물건이 쏟아져 나왔으나, 매각은 줄었다. 신규 물건은 물론, 앞서 유찰된 물건들도 누적되다 보니 당분간은 물건이 계속 쌓일 것”이라며 “더욱이 물건 가격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도 낙찰되지 않을 만큼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민영 기자 jmy@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