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었다. 남과 북이 화해와 협력으로 하나 되는 꿈, 부족한 것은 서로 도와 채우고 넘치는 것은 서로 도와 나누어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꿈이 있었다. 남과 북이 공존공영을 바탕으로 외세를 극복하고 이웃을 설득하여 마침내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가 동북아, 아니 전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다는 '꿈'이 있었다.
꿈이 사라졌다. 동시에 평화의 희망도 통일의 기대도 없어졌다. 죽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다던 70년 이산가족의 피맺힌 한도 꽉 막혀 버렸다. 언젠가는 꼭 고향을 찾아 친지 이웃들과 회포를 풀자던 탈북자들의 소망도 난망이 되었다. 금강산 관광을 넘어 묘향산도 칠보산도 마침내 백두산도 우리 함께 손잡고 오르리라던 기대도 참담하게 무너졌다.
오히려 전쟁의 위기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 한반도는 당장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심각한 것은 '한반도의 위기'가 구조적으로 고착되고 장기화 국면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은 사단이 걷잡을 수 없는 큰 사단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전쟁 불사를 공언했다. 한미핵협의 그룹을 창설하였고 유례없이 많은 전략자산의 전개와 빈번한 군사훈련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진행되었다. 2023년 한미 군사 연습은 총 52차례에 이르는데 그중 10차례는 일본까지 끌어들인 한미일 군사훈련이었다. 한미 군사훈련 기간만도 200여 일이 넘었고 핵추진 항공모함, 핵무기 탑재 잠수함, B-52, B-1B를 비롯한 폭격기 등 미국의 전략자산은 작년 한 해만 20회 이상 전개되었다.
북은 핵 위협을 공언했다. 2023년 12월 노동당 중앙위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라고 선언한 데 이어 2024년 1월 김정은은 “대한민국이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모든 역량과 수단을 총동원해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단언했다.
북은 남북 교류와 협력의 상징인 경의선을 차단하고 평양에 있는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을 철거했다.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민족경제협력국 및 금강산국제관광국을 폐지하였다. 남과 북을 동족으로 표현하는 낱말들의 사용조차 금지했다.
공공연히 '전쟁'이 거론되고 분단이 고착되고 있는 엄혹한 한반도, 이대로 좌절할 것인가? '사라져 버린 꿈 -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되찾을 대안은 과연 없는가?
답은, 우선 우리의 자주권을 강화하는 일이다. 외세를 극복하는 일이다. 한반도는 외세에 의해 분단된 상태이고 여전히 외세에 의해 분단을 강요받고 있다. 분단의 극복 없이 평화가 없는 것처럼 자주권을 회복하지 않고는 결코 분단을 이겨낼 수가 없다. 미국의 패권적 속성과 동시에 한국의 사대적 근성도 직시하고 뛰어넘어야 비로소 평화를 지킬 수 있다.
다시 '민족'의 이름으로 단결하는 일이다, 한반도의 갈등을 녹일 수 있는 이념은 '민족(주의)'이다.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 그리고 통일에 이르는 길의 중심에 민족이 있을 때 가장 효율적이다. 북을 설득하고 주변국들의 이해를 얻어 잃어버린 민족자결, 국민주권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자. 사라져 버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꿈'을 우리 힘으로 다시 찾자.
/윤기종 남북민간교류협의회 공동대표∙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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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서는 선거 때마다 색깔론과 종북세력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한국 땅에서 공산주의와 북한의 김정은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겠냐는 것이다.
분단된 우리의 현실에서 평화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북한과 감정 대결이 되지 않도록 언행을 조심하는 것이 어째서 종북세력이라는 것인가?
우리는 노력하여 우리 후손들에게 통일된 한반도를 물려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이 바로 민족의 번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은 우리 남한에 대하여 절대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다. 북한이 남한에 대하여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은 자멸의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되는 것이기에 지금 공포감에 쌓여있는 것은 오히려 북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