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경관과 조화…굴지기업들 주변에 입주

지하 31m에 집하장·소각로
건식으로 시간당 쓰레기 60t 처리

흰 수증기만 드문드문 보이고
소각재, 도로 기초재료로 쓰여

유정복 시장 “발상 전환 필요
기피시설, 이젠 기대시설로”
▲ 프랑스 파리 친환경 소각장 '이세안' 전경.

“에펠탑에서 이곳이 보이고, 이곳에서 에펠탑이 보일 정도로 공기질이 좋아요.”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도심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있는 이시레물리노시. 마이크로소프사 바로 옆 덩굴 식물로 뒤덮여 있는 '이세안(Isseane)' 소각장은 높이 솟은 굴뚝이 없어 소각 시설처럼 보이지 않았다.

흰 연기를 쏟아내는 다른 소각장과 달리 옅은 흰 수증기만 드문드문 나왔다. 시간당 처리하는 최대 쓰레기양은 60t가량이다. 소각재는 센강을 통해 옮겨진 뒤, 도로 기초재료로 사용된다.

연기가 적게 나오는 비밀은 지하에 있다.

'이세안(Isseane)' 지하 31m 깊이로 쓰레기 집하장과 소각로를 숨겼을 뿐 아니라 '건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한다. 파리와 인근 지방자치단체의 생활폐기물 수거와 소각을 맡은 '식톰(Syctom)'의 소피엔 엔란달루시 부대표는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경관과 조화를 이뤄 소각장처럼 보이지 않게 했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이 시설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기 처리에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식톰은 이세안뿐만 아니라 생투앙(북부)과 이브리(동남부) 등 소각장 2곳을 더 운영하고 있다.

식톰은 파리와 인근 지방자치단체가 생활 쓰레기 처리를 위해 만든 조합으로 1984년 결성됐다. 파리시를 포함한 82곳의 지자체가 조합에 가입했다.

이세안 현장을 둘러본 유정복 인천시장은 “소각장 폐기물 시설이 막연히 기피시설로 인식돼 있는데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2026년 수도권 쓰레기 직매립 금지를 앞두고 군·구별 자원순환시설 확충 방안을 올해 하반기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 27일 인천시는 시청에서 시 환경국장과 10개 군·구 담당 과장으로 구성된 자원순환정책 지원협의회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유정복 시장은 “압착을 통해 냄새를 제거하는 등 본질적으로 우리 송도, 청라 소각장과 비슷하다”라며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거의 없게 한 것이 차이점인데, 이로 인해 혐오시설이라는 인식도 적고 굴지의 기업들이 주변에 들어와 있다. 이런 소각장을 구청장들도 와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파리=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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