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청순 인천송도소방서장
▲ 박청순 인천송도소방서장

최근 의료계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되면서 우려했던 의료 공백 사태가 현실화되었다. 현재 대형종합병원 등에서 진료를 하는 전공의 3분의 2가량이 집단사직을 하고 의료업무를 거부하고 하고 있다. 사실상 의료파업인데, 언론에선 이 사건의 여파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06년부터 고정되었던 의대 정원을 풀고 2000여명의 의대 정원 증원 결정을 내렸다. 이것이 발단되어 의료 단체들이 반대하며 의사들이 파업에 나선 것이다. 의사계에서 파업을 불사하며 증원을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의료 시장의 포화,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 진료비 폭증 우려, 지역 간의 의료 서비스 불균형 심화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현재 단체 행동에 나선 병원으로는 서울의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이다. 인천의 경우에는 20일 기준 11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540명 가운데 66.8%에 달하는 361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이번 의사들의 집단행동 사태로 의료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병원들은 응급과 위중증 환자 위주로 수술하고 급하지 않은 수술은 최대한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빅5 병원 전체수술의 30~50%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인천시는 집단행동과 관련 10개 군·구 보건소장 긴급회의를 개최해 집단휴진 대비 비상진료대책 및 지자체 행동 조치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비상진료 대책 상황실을 설치·운영을 하고 있다. 또한 경찰, 소방서 등 관계부서와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에서도 119구급활동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119종합상황실 구급상황관리 운영, '생명이 위급한 환자' 중심의 이송 대책,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응급 환자 상담·안내 등의 대책을 수립해놓고 의료공백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일선 소방서 119구급대에서는 긴급환자 이송 시 1차 병원에서 응급처치 먼저 시행 후 이송가능병원을 확인하여 재이송하는 방안과 경증 환자는 119구급차 이용 자제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세부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의료공백이 발생할 경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얼마나 큰 위험을 초래하는지를 경험하였다. 또한 정부와 국민이 서로 힘을 합치고 배려하며 슬기롭게 극복한 경험 또한 갖고 있다.

필자는 이번 의료공백 사태도 우리 국민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의료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려면 다음과 같은 시민의식이 빛나야 하고 성숙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우선 자신 또는 가족이 경증환자일 경우 119에서 제공하는 병원·약국 안내와 의료상담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개인 병원 내원하거나 비대면 진료를 활용한다. 대형병원·응급실은 생명이 위급한 긴급환자에게 먼저 양보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행동 요령을 주변 이웃·동료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박청순 인천송도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