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독립운동가 정신 계승을”
문화인터뷰
▲ 지난 27일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 인근에 게시된 '3·1절 정신:여성들이여 일어나라' 전시 작품 앞에서 신현옥 회장이 작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3·1의 문화 정신은 세대를 불문하고 통용되는 지점이 있어요. 그래서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난 27일 권선구 세류동에 위치한 한국치매미술치료협회에서 만난 신현옥 회장은 오는 3·1절을 기념한 전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내달 1일부터 4개월 동안 수원에서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기리는 로드전 '3·1절 정신:여성들이여 일어나라'를 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수원에서 이뤄진 독립운동에는 여성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며 “특히 기생 33인의 역할이 중요했지만 잘 주목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유관순 열사는 알지만 김향화는 모르는데, 수원에서만큼은 그들의 이름이 기억되길 바랐다”며 전시 취지를 설명했다.

'향기로운 꽃'이란 뜻의 이름을 가진 기생 김향화와 수원예기조합 기생 33명은 1919년 3월 29일 당시 자혜의원으로 사용되던 화성행궁의 봉수당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전통 예능인인 기생들이 독자적으로 만세 운동을 벌인 최초의 사건이었지만, 이들의 의로운 항쟁은 지난 2008년에서야 수원박물관의 연구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신 회장은 “김향화, 김앵무, 박능파 같은 수원 기생들의 독립운동에선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강인함을 엿볼 수 있다”며 “부모를 모시고 나의 삶도 돌보고 출산과 양육까지, 여성이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역할 해야 하는 요즘 여성들에게 이들의 독립적이고 강인한 민족정신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설명했다.

'3·1절 정신:여성들이여 일어나라' 전시에 독립 운동을 펼치는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역 어르신 50여명이 그린 여성들은 제각각 흰색, 연두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의 저고리와 치마를 입고 있는 모습이지만, 일제로부터 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만세'를 열창하는 굳은 결의만큼은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출품된 작품들은 협회가 위치한 세류2동 일대 거리에 전시 기간 동안 이곳을 오가는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공개 전시된다. 협회는 지역 어르신들이 그린 초상 이외에도 협회를 방문하는 유아, 청소년, 일반 시민 등을 대상으로 '여성 독립 운동가들의 초상 색칠하기' 등 체험을 진행해 함께 게시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또, 6월말까지 전시를 진행한 후 지역 청소년들과 국악인 등 예술인을 초청해 3·1정신을 기리는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폐막 기념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3·1정신은 이맘때쯤 잠시 기억했다 잊어버리는 게 아닌, 365일 늘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며 후손들에게 전해줘야 할 소중한 가치”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런 정신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문화 운동으로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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