政, 29일까지 복귀 최후통첩에도
도내 전공의 사직 68%까지 늘어
'응급실 이용 어렵다' 민원 속출
도 “최악 막으려 소방본부 협력”
▲ 24일 오후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 보호자가 아기를 안고 들어가고 있다.
▲ 위 사진은 아래의 본문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병원 복귀를 두 차례에 걸쳐 행정 명령을 내렸지만, 경기지역에서만 전공의들 절반 이상이 복귀를 하지 않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아주대병원 등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 병상 중 이용 가능한 경우도 거의 없어 환자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7일 전공의들이 29일까지 현장에 복귀하면 의사 면허정지 등 법적 처분을 내리지 않겠다고 재차 밝혔다. 정부는 지난 26일에도 이러한 조건을 내세우면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요청했다.

그러나 전공의들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기지역 전공의들은 지난 22일 2337명 중 884명(37.82%)이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27일에는 2321명 중 1586명(68.33%)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이중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들은 전국 단위(72.27%)와 마찬가지로 70%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조건부 요청에도 전공의들의 파업 강행 의지는 바뀌지 않고 있는 셈이다. 전공의들을 비롯한 의료계는 정부가 의대 정원을 해마다 2000명 늘리겠다는 계획에 의료 서비스 저하 등의 이유를 대며 반대하고 있다.

현재 경기지역 아주대학교병원·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가톨릭대학교의정부성심병원 등 73개 응급의료기관 응급실의 여유 병상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소방이 환자를 병원에 이송하는 수도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파업을 시작한 20일부터 27일까지 일일 평균 환자 이송 수는 1083건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19건과 비교했을 때 236건(17.9%)이나 줄었다.

환자들이 이용 가능한 병원을 묻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도소방재난본부에 20일부터 27일까지 일일 평균 1143건의 민원이 들어왔다. 이 민원 대부분이 전공의들 파업으로 수술을 위해 이용 가능한 병원이 어디냐고 묻는 경우였다는 게 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 얘기다.

경기도는 이런 사태를 파악하며 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지 못해 길거리를 전전긍긍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대비하고 있다. 앞서 지난 23일 대전에서 의식 장애를 겪던 80대 환자는 심정지 상태로 구급차에 실려 갔으나 53분 만에 한 대학병원에 도착한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전문의 부재 등의 사유로 7곳의 병원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계속되는데 타협점을 잘 보이지 않고 있다”며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응급의료기관의 응급실 병상도 거의 없어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소방재난본부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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