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 자동차 수출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연간 6조원대 규모로 커졌다. 따라서 인프라 구축 등 지원책을 세우고, 한단계 더 끌어올려 일종의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선 중고차 수출 역시 '효자 상품'으로 인식한다. 특히 중고차를 선적하는 인천항에 관련 시설을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에서 수출한 중고차는 63만8000여대로, 47억8000만달러(한화 6조3000억원)에 이른다. 종전 최대치인 2019년 46만9000여대보다 무려 36% 더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한국 중고차 수입국은 총 178개국에 달한다. 국내 중고차 시장도 40조원에 육박한다고 추산된다. 이런 성장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되고 있어 '산업화'가 시급하다는 분석을 낳는다.

인천항만공사(IPA)에서 지난 22일 열린 '인천항 중고차 수출 세미나'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다. 먼저 중고차 선적 인천항 인근에 다양한 수출단지를 조성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아울러 온라인 판매 환경에 맞춰 중고차 성능점검 센터 등의 시설 구축이 절실하다고 한다. 여기에 중고차 수출을 활성화하려면 규제 개혁과 더불어 세제·금융도 챙겨야 한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선진화한 중고차 수출단지가 운영되면, 중고차 수출은 연간 100만대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세미나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IPA는 국내 중고차 수출 물량의 80%가량을 처리하는 인천항에 총 4370억원을 들여 첨단 중고차 수출단지인 '스마트 오토밸리'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산업 육성의 한 방편으로서 기대를 모은다. 이젠 국내 중고차 수출사업자 단체를 활성화하는 게 급선무다. 그렇게 해서 세계 각국 시장정보를 제공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 중고차 시장에서 나타나는 공급 과잉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출혈 경쟁으로 자칫 한국의 수출 이미지를 해칠 수 있어서다. 중고차 수출 중간 단계를 없앤 직접 거래로 수출입 업자들의 상생을 도모해야 하는 과제도 떠오른다. 충분히 상호 이익을 누릴 수 있어야 한국 중고차 수출의 전망을 밝게 할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