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예술출판 전문 회사 설립
“책, 작품으로 가치 제고 위해 제작”
“세번째 책 '빨간집' 펴낼 계획 있어”

“노메이드랩은 아날로그적인 종이에 인쇄되는 작품뿐만 아니라 공간에서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것을 지향합니다.”

송미경 노메이드랩 디렉터는 “일반적으로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책에서 벗어나 책이 작품으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에디션으로 제작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책을 활자뿐만 아니라 알파벳, 특수문자, 숫자, 악보 등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방식으로 만든다”면서 “어떤 형상이나 법칙을 통해 책과 예술 작품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을 끊임없이 바꿔 가는 유목민적인 사고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2019년 예술출판을 전문으로 하는 '노메이드랩'을 설립했다.

노메이드랩은 안양창업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 1인 기업으로 일반 출판사와 전혀 다른 책을 펴내 국제도서전 등에 출품하고 있다.

그는 한국전통음악(피리 연주자, 종묘제례악·우도농악 이수자)과 미디어아트를 전공했으며 한국과 독일 베를린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영상과 소리, 문자, 책, 비디오,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태의 기록에서 기억의 순간을 재해석해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 첫 작품으로 '하얀집, White House'(사이즈:A5·210x148mm, 페이지:60, 내용:글·악보, 수량:에디션 50부, 형태:카세트테이프·플라스틱 백)을 펴냈다.

'하얀집'은 내적 혼란과 방황이 드러나게 되면서 내면에서 상충하는 가치들이 맞닿는 순간 생기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한글, 영어, 독일어로 번역된 글과 자음과 모음, 기호, 알파벳을 작가만의 규칙에 의해 작곡된 텍스트 음악은 글이 음악이고 음악이 글이 되는 새로운 장르의 책이다.

이어 지난해 6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두 번째 책 '검은집, BLACK HOUSE'(사이즈:큐브 형식, 페이지:1038, 수량:에디션 50부, 형태:에코백·티셔츠 등 굿즈)을 선보였다.

'검은집'은 코로나 19로 봉쇄된 독일 베를린에서 2020년 4월부터 585일 동안 매일 밤 10시 자신 방 반대편 빌딩 거주자를 관찰해 사진, 영상, 글, 숫자 등으로 역은 책이다.

그는 경기문화재단 경기예술 2차 중 생애 첫 사업에 선정돼 '하얀집'과 '검은집' 등 2권의 책을 합쳐 '흑과백, BLACK AND WHITE)'라는 타이틀로 지난해 10월 연 라이브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는 이상의 '오감도'로부터 영감을 받아서 텍스트나 사운드로 결합한 공연입니다. 기존의 음악적 배경에 오감도를 기반으로 한 작가의 글을 새롭게 낭송과 춤 등으로 표현한 퍼포먼스입니다. 기타, 색소폰, 피아노, 피리, 발레, 현대무용, 배우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8명이 협업한 작품입니다. 시각장애인인 박송이 피아니스트는 점자 악보를 직접 제작해 협연했습니다.”

송미경 디렉터는 한국과 해외에서 진행되는 북 페어 등에 참가해 독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했다.

“'하얀집'을 중국 베이징, 상하이, 항저우 등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출판업계의 세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 북 페어 등에 참가할 계획이며 북디자인 어워드, 가장 아름다운 책 등에도 뽑히고 싶어요.

그리고 서울문화재단 2024년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된 프로젝트를 9월 선보일 계획입니다. 세 번째 책 '빨간집, RED HOUSE'도 펴낼 계획입니다.”

/안양=글·사진 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