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동계체전 컬링 銀 김연화]

론볼서 전향 시장애인체육회 입단
“스톤 던질 때 짜릿한 쾌감 매력적”
“향후 대회도 자신감있게 경기할 것”
▲ 제21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휠체어컬링 혼성 2인(믹스 더블) 종목에서 박용철과 함께 은메달을 딴 김연화(57·인천시장애인체육회). /사진제공=김연화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전임코치님이 오셔서 너무 좋아요”

제21회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 휠체어컬링 혼성 2인(믹스 더블) 종목에서 은메달을 딴 김연화(57·인천시장애인체육회)씨는 “그동안 지도자가 없어 선수들끼리 훈련하고 대회에 나갔었는데 지난달부터 전임코치님이 오시니까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됐다”며 “최의순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님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 씨는 2020년 11월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컬링팀에 입단했다.

그전까지는 부천시 소속 론볼 선수로 뛰었다.

론볼은 잔디 위에 표적이 되는 작은 공인 '잭'을 굴려 놓고 공을 투구해 최대한 가까이 잭에 붙이는 경기로 컬링과 유사한 점이 있다.

김 씨는 “처음 컬링하는데 경기장이 너무 춥고 작은 공을 굴리다가 무거운 돌덩이(스톤)를 던지니까 어깨도 많이 아프더라고요. 그렇지만 스톤끼리 부딪칠 때 나는 '뻥뻥' 터지는 소리 하나만큼은 정말 쾌감이 엄청났어요. 특히 '테이크 아웃'(Takeout·상대편의 돌을 맞혀서 걷어 내거나 다른 위치로 보내는 샷)에 성공하거나 드로(Draw·다른 돌을 건드리지 않고 하우스 안쪽 원하는 지역에 돌을 정확하게 보내는 샷)를 할 때 기분은 정말 최고죠”라고 말했다.

김 씨는 전체 5명인 인천 컬링팀 가운데 유일한 여성 선수로 혼성 2인조와 4인조 경기에 모두 출전한다.

팀 내에선 리드(Lead·첫 번째(제1·2스톤)로 던지는 선수) 역할을 맡는다.

김 씨는 “전용구장(선학국제빙상장)이 있어서 좋긴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는 빙질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도 의정부나 이천으로 원정 훈련을 나가야 했다”며 빙상장 시설이 개선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씨는 3살 때 온 소아마비로 지체장애인이 됐다. 지금까지 한 번도 제대로 뛰거나 달려본 적이 없다고 했다.

김 씨는 “그동안 열심히 응원해주고 격려해 준 가족도 가족이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머니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며 “저를 낳고 마음고생을 많이 하셔서 지금도 생각하면 금방 눈물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 인천 컬링팀은 5월 열리는 서울시장배 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이 대회를 거쳐 리그전에서 상위 성적을 거두면 국가대표로 선발된다.

인천 컬링팀은 그간 리그전에서 두 번 동메달을 땄었다. 김 씨는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기세를 몰아 올해 열리는 대회에서도 자신감있게 스톤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유희근 기자 allway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