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
아주대병원 130여명 제출
중증·응급 중심 우선 치료 계획
성모병원·세브란스도 상황 비슷

복지부 “의사 면허 정지” 강공
도, 의료원 진료시간 연장 고려
▲ 의대정원 증원을 반대하며 대학병원 전공의 중심으로 파업을 앞둔 19일 도내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의료진이 전화 통화를 하며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부모님과 상의해봐야 한다”며 누군가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김철빈기자 narodo@incheonilbo.com

정부가 추진하는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경기·인천지역 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제출했다.

경기도는 의료 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의료원의 진료 시간을 연장하는 등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천 병원들도 수술 일정을 조정하거나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다.

19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6일 전국의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은 현재 의대 정원 3058명에서 5058명으로 내년부터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복지부의 이런 방침에 의료계는 서비스 저하 등의 이유를 대며 반발하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일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들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고 있다.

전공의는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자 종합병원 등에서 수련하는 의사를 의미한다. 이들은 인턴 1년, 레지던트 3~4년을 지내는 동안 전문의들의 진료와 수술을 보조하며 환자 상태를 관리하기에 전공의들이 빠질 경우 그만큼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지역 전공의들도 정원 2784명 중 이미 절반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대학병원별로 보면 아주대학교병원은 이날 오전까지 전공의 225명 중 절반 이상인 130여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아주대병원은 나머지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을 우려하며 진료과별로 중증 환자 중심의 진료 체계를 준비 중이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진료과별로 중증이나 응급 환자를 중심으로 우선 치료할 계획”이라며 “일단 사직서들이 제출되긴 했는데 실제 파업을 강행할지는 몰라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도 전공의 100명 중 대다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당분간 전문의들이 진료 공백을 메우며 대처하겠다고 얘기했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은 92명 중 62명이, 용인세브란스병원은 20여명 중 10여명이 사직서를 각각 제출했다. 가톨릭대학병원 성빈센트병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등도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역도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공의 540명 중 273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공공병원인 인천의료원을 비롯해 인하대학병원, 길병원, 인천성모병원, 국제성모병원, 인천세종병원, 나은병원 등에서 근무했다. 이들 병원 역시 수술 일정을 조정하거나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며 대책을 마련 중이다.

복지부는 이날 전공의들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내리면서 명령에 응하지 않는다면 의사면허 정지 등의 조처를 하겠다고 했다.

도는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을 검토 중이다. 도는 일단 수원·이천·안성·의정부·파주·포천 등 경기도의료원의 진료 시간 연장 등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도는 지난 7일 비상진료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신속한 대응을 위한 핫라인을 구축해놨다.

도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시·군과 함께 병원에서 전공의들의 업무 이탈이 없도록 대응하려 한다”며 “경기도의료원의 진료 시간을 연장해 공백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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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이나라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