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展 '변화와 변환'
김홍년·한호 등 7명 작가 참여
내달 24일까지 무료 관람 가능
작품 접목 과학기술, 개성 표현

'예술은 어디에서 어떻게 존재하는가?'

지난달부터 오산시립미술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미디어아트 특별전 '변화(change)와 변환(convert)'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세상 속 '변환'된 현대인의 다양한 모습과 그중 변하지 않는 본질을 주제로 한다.

김홍년, 노진아, 송창애, 이이남, 이재형, 최종운, 한호 등 7명의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정적인 언어와 동적인 이미지의 교감을 화두로 던지며, 관객이 직접 창조과정에 개입하는 참여형 인터랙티브 작품들이 다수 출품됐다.

▲ 노진아, 히페리온의 속도(The Velocity of Hyperion).
▲ 노진아, 히페리온의 속도(The Velocity of Hyperion).

작품에 접목된 다양한 과학기술은 작가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관람객에게 작품의 서사를 보다 생동감 있고 특별하게 체험할 수 있는 장치로서 작용한다.

전시장 1층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The Velocity of Hyperion)'가 대표적이다. 인공지능(AI) 기계를 상징하는 대형 머리로 구성된 작품은, 관람객과 눈을 맞추고 입을 벌리며 인간화되어가고 있는 기계들의 입장을 대변해 관객과 대화를 시도해 통제불능 과학발전의 변화 속도와 방향에 대해 재고하게 한다.

▲ 송창애, WATER ODYSSEY:MIRROR.
▲ 송창애, WATER ODYSSEY:MIRROR.

제1전시실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송창애 작가의 'WATER ODYSSEY:MIRROR'는 물의 파동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물꽃 그리기'와 연계해 작가의 예술세계 한가운데로 끌어들인다.

관람객들은 센서 위에 손을 흔들어 직접 자신만의 '물꽃 씨알'을 제작한 후 내면을 상징하는 영상 속으로 빠져드는 경이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재형 작가의 '시간여행, 시간에 전화를 걸다'는 관람객이 공중전화 부스에 들어가 1953년부터 2023년 중 한 연도를 선택해 입력하면, 오산시와 대한민국에 벌어졌던 주요 뉴스를 부스 너머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한 아카이브 프로젝트다. 수화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 작업은 타임머신을 탄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 이재형, 시간여행, 시간에 전화를 걸다
▲ 이재형, 시간여행, 시간에 전화를 걸다

제2전시실로 이동하면 전통 한지를 타공해 LED조명을 넣은 한호 작가의 '최후의 만찬(Last supper)'과 가장 먼저 마주한다.

성경 속 열두 제자와 예수가 나눈 최후의 만찬을 대한민국의 현실로 재해석한 작품에는 전쟁과 식량 위기, 기후변화 등 무거운 고민을 안고 있는 현대사회의 상징들이 담겨있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만화-병풍Ⅰ'과 '설계어부-해피니스(2012)'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의 대표 만화가 이두호(머털이), 신문수(로봇찌빠), 박수동(고인돌), 윤승운(맹꽁이 서당) 작가의 작품을 아시아 고전 회화와 콜라보레이션한 '만화-병풍Ⅰ'은 자연을 훼손한 난개발과 예술계에 가해지는 외압 등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찾아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 김홍년, 화접(花蝶)-공감과 소통.
▲ 김홍년, 화접(花蝶)-공감과 소통.

이밖에도 나비의 두 날개에서 공존과 균형 있는 삶을 떠올린 김홍년 작가의 'Lovefly in Osan-화접(花蝶)-공감과 소통' 시리즈와 자본주의 사회 속 남편의 초상을 표현한 노진아 작가의 또 다른 작품 '나의 양철 남편', 와인 잔과 병을 오브제로 우주를 표현한 최종운 작가의 'Beyond the Space'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뉴미디어아트의 특징을 극명히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다음달 24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글·사진 박지혜 기자 p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