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근 인천시 남동구 부구청장
▲ 박병근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이사

우리 사회 곳곳에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는 정부와 인천시가 협력해 교육 혁신과 차세대 글로벌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자는 목표로 인천글로벌캠퍼스(IGC)가 조성됐다. 한국뉴욕주립대가 2012년 개교했고, 한국조지메이슨대·유타대·겐트대가 올해 10번째 생일을 맞이한다. 2017년 세계 최고의 패션스쿨인 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학교(FIT)에 이어 2021년 스탠퍼드대학교가 스마트시티 연구소를 설립했다. 2012년 45명 학생과 38명 교수진으로 출발한 IGC가 2023년 가을학기 기준으로 학생 수 3890명, 교수진 302명으로 증가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입주한 대학교가 없는 상태에서 '선 캠퍼스 건설, 후 대학교 유치'했으므로 고전파 경제학의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어느 정도 입증된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대학의 양적 측면으로 국가경쟁력을 판단하면 우리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의 전체 대학생 수는 올해 185만명이다. 2005년도에 우리나라 대학생 수가 292만명이었고, 현재 미국 대학생 수 1200만명, 중국 2500만명이니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각각 1인당 2배, 7배, 14배 노력을 해야 20년 전의 한국, 현재의 미국·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미국·중국 어디든지 대학생들의 시간은 하루 24시간이고, 1년은 365일로 동일하다.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무엇인가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결국 우리 대학은 끊임없는 연구, 분발, 혁신, 연구자들 간 소통, 학문 간 융합 등을 통해서 몇 배 노력을 하고 15배 이상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면 미국·중국을 앞서갈 수 있다. IGC의 전체 외국 대학교는 100% 외국어로 공부함과 동시에 1년은 본국 홈 캠퍼스에서 수강한다. 뉴욕주립대에는 기술과 경영을 융합한 기술경영학과가 있고, 우리나라 대학 졸업 학점이 140학점 정도인 데 비해 겐트대는 240학점을 실험실습 위주로 강의한다. 유타대 게임학과는 일본과의 세계적 게임 산업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조지메이슨의 분쟁 조정 분야는 세계 톱클래스이고, 스탠퍼드 연구소는 스마트시티를 실생활에 접목하기 위해 첨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충원율 미달 등 몇 가지 비판과 약점에도 IGC는 이미 대한민국의 큰 미래 자산이 됐다.

장자(莊子)가 이르기를 '불균수지약 소용지이야(不龜手之藥 所用之異也)', 즉 손을 트지 않게 하는 약은 쓰는 용도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손 트지 않는 약을 개발한 사람은 돈 받고 특허를 팔아 땅을 사서 농부가 되고, 특허를 산 사람은 오나라에 가서 장군이 되어 월나라 군대를 물리쳤다. 우리 대학생들의 혁신과 가치 창조를 기원한다. 당송8대가 한유(韓愈)는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에서 '문장(文章)은 귀한 것이다. 경서(經書)가 가르치는 것이 곧 전답(田畓)과 다름없다. 맑고 시원한 기운이 들판에 일어나니 점점 등불을 가까이할 만하고 책을 펼칠 만한 시절이다'라고 했다.

아마도 새 학기를 맞이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국의 대학생들이 분투하고 학문에 정진하고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사명감을 가지고 인생의 각성과 학문적 전진으로 세계 최고의 인재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박병근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