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동행카드' 뜨거운 반응
대중교통 범위 서울로 한정
인천·경기 통근자 이용 제한

인천I-패스·The경기패스 준비
지역 무관한 혜택 K-패스 기반
서울, 독자노선 유지 어려울 듯
▲ 기후동행카드. /사진제공=연합뉴스
▲ 기후동행카드. /사진제공=연합뉴스

한 달 6만원대로 지하철과 버스 등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가 출시 일주일 만에 30만장 이상 팔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는 가운데 기후동행카드는 철저하게 서울시민 중심의 교통정책이라는 게 다시금 확인되고 있다.

대중교통 범위가 서울시로 한정되는 구조라 서울로 출퇴근하는 인천과 경기인구는 기후동행카드로 기대할 수 있는 혜택이 거의 없어서다. 특히 거주지역 통근 비율이 전국 최하위인 인천 입장에선 '서울 시민만을 위한' 할인제도가 지속 가능할지 의문이 따른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 판매 첫날인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31만장이 팔리고 21만명이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 이용자 중 30대가 29%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 27%, 40대 17% 등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기후동행카드 구매 과정에서 거주지역 설문이 없어 지역별 구매자 현황은 나오지 않지만 인천 비중은 낮을 것”이라며 “인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한다면 서울 밖에서 다시 일반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타지역 인구는 기존 환승시스템이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후동행카드는 인천·경기에서 승차하는 시민들의 이용을 제한했다. 인천과 경기시민은 서울에서 근무하며 서울 내부 출장이 많은 경우를 제외하면 별다른 혜택을 기대하기 힘든 설계인 셈이다.

교통카드 혜택을 서울 땅으로 한정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서울시민 대부분이 서울로 출퇴근하는 특성이 있다.

통계청은 지난해 말 SK텔레콤의 통신모바일 위치·이동 정보와 가명결합해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대 등을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는데, 지난해 6월 기준 서울 거주지역 통근비율은 81.4%에 육박했다.

반면, 인천 거주지역 통근비율은 68.7%로 17개 시·도에서 세종(56.8%) 다음으로 낮았다. 경기도는 74.7%로 인천 뒤를 이었다.

관건은 기후동행카드가 지속해서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가장 큰 라이벌은 'The경기패스'(경기도)와 '인천I-패스'(인천시)다. '누구나, 전국 어디에서건' 사용이 가능한 국토교통부의 환급형 'K-패스'를 기반으로 인천시와 경기도는 혜택을 더 얹어주는 구조라 수도권 광역 교통망을 가장 잘 이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인천시와 서울시, 경기도 사이 추가적인 교통정책 협약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인천과 경기 인구를 합하면 1700만명에 이르기 때문에 오는 5월부터 인천I-패스와 The경기패스가 출시되면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 독자노선을 고집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달 유정복 시장 발표처럼 I-패스는 5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경기와 서울 왕래가 많은 인천이라 도시 안팎으로 혜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