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석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초빙교수.
▲ 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경영학과 특임교수

인천에는 1만3760여 개의 중소기업이 있다. 전체기업이 1만3792개이다 보니 그 비율이 99.8%나 된다.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글로벌경기 둔화와 선진국들의 수입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운 여건에 놓여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보면 2022년 1월 27일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우선 적용되어 오다가 올해 1월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현장의 유예적용이 풀렸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가 1년 이상 형사처벌을 받는다. 영세기업들은 직원 수를 4명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인천에는 그런 영향권에 있는 근로자가 21만명이나 된다. 정년연장과 실버고용촉진도 해야 하는데 이들은 모두 안전취약계층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됐다.

또 하나 큰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EU 탄소국경세가 2026년 본격 도입된다. 철강, 시멘트, 전기, 비료, 알루미늄, 수소 등 6개 품목을 EU에 수출하는 기업에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만큼 비용을 물리는 제도다. 현재 시범기간 이지만 탄소배출량 신고 의무가 생겨 올 1월 말까지 신고를 안 하면 1t당 10∼50유로(약 1만5000∼7만5000원)의 과징금이 부과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도 환경부 산업부 중기부 등 해당부처는 이에 대한 대책발표가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EU에 대상 품목을 수출한 기업들은 신고 여부도 모른다. 인력과 역량이 부족한 중소 수출기업에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기업들이 피해 없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과거 IRA 도입 당시의 뒷북행정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한다.

고용시장의 현실은 어떤가? 전문계 고졸자도 대학 졸업자도 중소기업을 외면한다. 외국인 근로자 아니면 인력유지가 어렵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인력 부족현상이 더 심각하다. 그 이유는 3개월도 못 채우고 타 직장으로 떠나기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의 체류 기간(최장 9년 8개월)도 짧아 쓸만하면 떠나야 한다. 최소한 '5년 이상 추가 연장'되도록 개선하고 장기근무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하여 성실한 외국인 고용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제는 외국인 근로자를 어떻게 잘 쓰느냐가 중요하다.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외국인 근로자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입국 전 기업 맞춤형 직업훈련을 이수하고 한국어 능력을 높이는 교육과정을 통해 질적 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어떤가? 대기업의 30% 수준으로, OECD 평균인 50% 수준에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스마트공장 시스템 그리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향상해야 한다. 그동안 중소기업들은 신제품 개발과 기술개발에 필요한 R&D사업 자금을 정부지원사업에 응모하여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확대가 필요한 사업임에도 오히려 해당 사업비가 지난해 대비 삼 분의 일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선정되기는 더 어려워졌고 경쟁은 치열해졌다.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올해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 2.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두가 함께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쟁력 강화가 매우 중요하다. 우크라이나, 하마스 전쟁,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 무력시위로 물류 공급망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 어려워진 중소기업을 위해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모든 길은 인천으로 통한다는 '올 웨이 인천'처럼 모든 제품의 시작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을 위한 중앙정부와 인천광역시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기대한다.

/김광석 서경대학교 물류유통경영학과 특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