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관계자 “국·시군비 매칭 따라 불가피”
본예산 증가 대비 무관심 지적
경기도청.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청. /사진제공=경기도

경기도가 최근 4년 동안 본예산은 매년 늘리면서 문화유산 보존 관련 예산은 계속 삭감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복궁 등 문화재에 낙서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도 도가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무관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본예산 규모를 줄곧 늘려왔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28조8724억원, 2022년 33조6036억원, 2023년 33조8104억원, 2024년 36조1210억원이다. 4년 새 7조2486억원이나 늘었다. 도는 주로 복지 분야에서 예산을 늘리면서 전체 예산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는 같은 기간 문화재 보존 예산의 경우 계속 줄여왔다. 해당 예산은 국가 지정이나 도 지정 등록문화재에 대한 조사·관리 등 내용이 담겼다. 이를 통해 재난 안전에 대비할 수도 있다.

현재 경기지역엔 국가 지정 442개, 도 지정 827개 등 전체 1269개가 있다. 이중 세계유산인 수원화성이나 남한산성에 대한 보존관리 예산은 따로 편성해놨다.

이 예산을 구체적으로 보면 2021년 254억4530여만원, 2022년 230억7000여만원, 2023년 209억8000여만원, 2024년 209억4000여만원이다. 45억530만원이나 줄었다. 문화재 보존 예산은 매년 줄어든 셈이다.

시민 A씨는 “전체 예산을 늘리면서 문화 관련 예산만 줄인 건 그에 대한 관심이 적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최근 문화재 관련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데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예산 규모가 커져 왔는데 아무래도 복지 등 관련 예산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문화유산 예산의 경우 국비와 매칭해야 하는 사업도 있고 기초 지자체와 매칭해야 하는 사업들도 있는 특성상 여러 여건을 고려해야 하기에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16일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래커로 '영화 공짜'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당시 경찰은 이런 일을 벌인 임모(18)군과 여자친구 김모(17)양을 체포했다.

이후 바로 다음 날인 17일 스프레이 래커로 역시 경복궁 담장에 가수의 이름과 앨범 제목 등을 쓴 혐의를 받는 20대 설모(29)씨가 구속돼 최근 검찰 송치됐다.

/최인규 기자 choiinko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