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돌봄, 1·2학년만 가능
열악한 원도심…대안 요구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인천 중구 연안동 한 초등학교에 두 아이를 보내는 40대 학부모 A씨는 학교가 개학하는 3월부터 수업이 끝난 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용자 수 감소로 이 학교에서 운영하는 '오후 돌봄교실'이 지난해 2개에서 올해 1개로 축소되는 데다 1·2학년이 아니면 신청할 수 없기 때문이다. A씨 자녀 2명은 이번에 각각 2·3학년이 된다.

A씨는 “학원가가 형성된 신도시와 달리 원도심에서는 학원을 보내고 싶어도 인프라 등이 열악해 보낼 수가 없다”며 “돌봄교실에 갈 수 없는 3학년 아이가 여름 방학 때 혼자 집에 있어야 하는 건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학원 등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천지역 원도심에서 이용자 수 감소 등 이유로 '오후 돌봄교실'마저 축소되고 있어 학부모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초 오후 돌봄교실 이용 여부를 묻는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오후 돌봄교실은 돌봄 전담사나 외부 강사가 정규 수업이 끝난 뒤부터 오후 7시까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돌봄 서비스다.

시교육청은 수요 조사를 토대로 지난해 668개 실이던 오후 돌봄교실을 올해 675개 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오후 돌봄교실이 늘어나는 곳은 대부분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와 서구 검단신도시 등 신도시이거나 원도심 중에서도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는 지역으로 분석됐다.

반면 오후 돌봄교실 13개 실이 줄어든 지역은 1곳을 제외하고 모두 원도심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원도심 학교를 중심으로 오후 돌봄교실이 축소되는 데다 1·2학년 위주로 운영되면서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오후 돌봄교실 관련 인력과 예산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대로 교실 수를 늘리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초등 돌봄교실과 방과 후 학교가 통합되는 '늘봄학교'를 통해 앞으로 이용 대상 학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