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찾은 모래내 시장 설 명절 맞아 인산인해
온누리상품권 행사에 긴줄 늘어서 인기
규모 작은 골목형 전통시장은 9∼11일 기대

설 명절을 앞두고 고물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굳게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전통시장은 각종 유인책 마련에 나섰는데, 인천 지역상권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일대가 방문객으로 가득 찼다. /박해윤기자
▲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일대가 방문객으로 가득 찼다. /박해윤기자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 약 400m 대로를 중심으로 방문객들이 꽉꽉 들어찼다. 곧 다가오는 설날을 대비해 과일과 고기 등 제수용품 마련에 나선 사람부터 가족들과 함께 전통시장 나들이를 온 이들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십수 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킨 과일가게와 신선함으로 승부하는 축산물 가게, 갓 만든 약과와 한과를 맛보기로 제공하는 과자가게까지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으며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대로 한편에 마련된 ‘설맞이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 관련 부스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지난 2일부터 오는 8일까지 구매 금액의 최대 30%를 1인당 2만원 한도로 환급해주는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 중이다. /박해윤기자
▲ 지난 3일 인천 남동구 모래내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 중이다. /박해윤기자

소비자들은 올해 고물가로 인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조금 더 저렴하게 제수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시장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딸과 함께 시장을 찾았다는 A(53)씨는 “곧 있으면 설날인데, 과일이 얼마나 하는지 알아보려고 나왔다”며 “대형마트랑 비교했을 때 시장이 확실히 좀 저렴한 것 같다. 환급행사로 다만 얼마라도 절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은 지난해보다 4.9% 오른 평균 30만717원으로 조사됐다.

작황 부진으로 단감은 48.0%, 배는 36.1%, 사과는 30.8%로 가격이 뛰었다. 금값 과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나마 전통시장의 경우 24만4794원으로 기업형 슈퍼마켓(30만6775원), 대형마트(29만7894원)보다 저렴한 수준으로 제수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 지난 3일 찾은 인천 남동구 만수시장 일대. /박해윤기자

다만 여전히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일부 골목형 전시장 등은 아직까지 대목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다. 만수시장에서 30년간 과일가게를 운영해 온 60대 B씨는 “1년에 시장에 사람이 많을 때가 설날과 추석이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도 명절에 근접해지면 골목에 사람이 들어차긴 한다”라며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정부는 지역상권 살리기 위한 각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온누리 상품권 환급행사 외에도 전통시장 방문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오는 12일까지 전통시장 주변도로가 설 명절 주차허용구간으로 운영된다.

인천에도 모래내시장을 포함해 중구 종합어시장, 신포시장, 동구 현대시장, 미추홀구 용현시장 등 21개소가 전통시장 상인회 등의 요구를 반영해 지정됐다.

국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관합동 물가점검반 등도 가동된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경기 위축으로 민생 어려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통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