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준만 수원도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 지준만 수원도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용띠의 해다. 동양의 전통 사상·역법에서 하늘을 의미하는 10간(천간) 가운데 '갑(甲)', 땅을 의미하는 12지(지지) 중 '진(辰)'이 만나 갑진년이다. 갑(甲)은 무성히 솟아오른 나무의 청색, 색깔로는 푸른색을 뜻하니 갑진년은 곧 '푸른 용(靑龍) 띠의 해'다.

용은 열두 띠 동물 가운데 유일한 상상 속의 동물이다. 중국의 고서 <광아(廣雅)>에 따르면, 9가지 실존 동물의 특징을 모두 가졌다. 머리는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귀는 소, 목은 뱀, 배는 조개,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발은 호랑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용은 변화무쌍한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수호신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불행과 재앙을 막고 행운과 복을 부르는 벽사의 상징이었다. 옛사람들은 은 오색의 조화를 마음먹는 대로 할 수 있고 자신의 크기를 크거나 작게도 할 수 있으며, 하늘을 날기도 깊은 물 속에 잠수할 수도 있는 신통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물을 다스리는 수신(水神)은 용을 뜻하는 순우리말 미르에서도 볼 수 있다. 미르는 물을 뜻하는 '믈', '매'와도 연관이 깊을 뿐 아니라 물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용은 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수원의 옛 이름은 매홀이다. 원래 수원은 고구려가 점령하고 있던 시절, 매홀군(買忽郡)라 불렀다.(삼국사기 '守城郡 本高句麗 買忽郡 景德王 改名 今 水州') 통일신라 경덕왕 때인 757년에 모든 땅 이름을 당나라식(두 자씩)으로 고쳐 부르면서 수성군(水城郡으)로 개칭됐다. 수성군은 고려 건국 초인 940년 중국식을 모방해 수주(水州)로 됐고. 현재 이름인 수원으로 된 것은 고려 충선왕 때인 1320년 수원부가 설치되면서부터다.

최근 경기도 일부 지역과 서울시와의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다. 지방행정에 행정구역 통합은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하거나 강제로 할 수는 없다. 행정구역을 새로이 설정함에서는 역사적 전통성과 역사성이 중요시돼야 한다.

수원지역이 현재의 3개 도시 체계로 변경된 것은 30년에서 70년에 불과하다. 1949년 8월14일자로 수원군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되면서 수원군 19개 면 지역이 화성군으로 개칭되었다. 1989년 1월1일자로 화성군 오산읍이 오산시로 승격되면서 분리됐다. 이처럼 오산과 화성 수원은 역사적으로 하나의 뿌리다.

21세기 글로벌시대에 세계 도시 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미래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끈끈한 동질감을 갖고 있고 역사적, 생활 공간적으로도 같은 뿌리인 3개 도가 하나로 통합한다면 그 시너지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게 나타날 것이다.

갑진년 용띠 해를 맞아 대한민국 최고의 도시로 비상하는 매홀 땅의 멋진 미래를 그려본다.

/지준만 수원도시공사 개발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