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판교 테크노밸리(TV) 청사진이 지난달 31일 발표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세용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이날 현장에서 제3판교TV를 내년에 착공해 2029년 준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2판교TV와 인접한 성남금토 공공주택지구 내 7만3000㎡에 사업비 1조7000억원을 들여 연면적 50만㎡ 규모로 들어선다. 제2판교가 올해 상·하반기로 나누어 준공 처리될 예정이므로 제3판교TV 청사진 발표 타이밍이 시의적절하다 하겠다.

2012년부터 입주를 시작한 판교TV는 가장 성공한 테크노밸리로 평가받는다. 덕분에 제2판교TV가 2016년부터 조성될 수 있었다. 1·2 판교TV에는 정보통신(IT), 생명공학(BT), 문화기술(CT), 나노기술(NT) 등 첨단 연구개발 기업 1600여 곳이 현재 가동 중이다. 이들 기업의 연매출이 164조원으로, 부산의 지역내총생산 규모(104조원)의 1.5가 넘는다. 3TV가 조성돼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 기업까지 가세하면 시너지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와 GH는 제3판교TV 개발의 역점을 '직·주·락·학'에 두겠다고 밝혔다. 일하는 곳에서(직) 거주하며(주) 즐기고(락) 배우는(학)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글로벌 기업환경을 갖춰 아이디어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쾌적한 공공기숙사 1000호를 건설하며, 여가와 소통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휴식공간과 근생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첨단학과 대학 유치를 추진한다. 제1·2 TV에서 부족하고 소홀했던 점을 보완하겠다는 그림이다.

물론 청사진을 현실화하는 과정이 순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제1·2 TV 조성과 운영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제1 판교TV 성공 이후 수도권에 테크노밸리와 지식산업센터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공급과 수요 균형이 무너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제3 TV 조성으로 판교가 한국 산업혁신의 심장으로 더욱 성장하려면 여러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주도면밀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