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갤러리, 근현대 작품전
남관 '축일'·변시지 '제주풍경'
하인두 '혼불'·전뢰진 '평화'
총 11명 작품 18점 만날 기회
▲ 하인두 作 '혼불'

1910∼1930년대 태어나 우리나라 근현대 미술을 선도했던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인천서 최초로 열린다.

남관, 변시지, 황규백 등 한국 미술사의 근간이 된 거장들을 볼 기회인데, 한 수집가가 15년간 어렵게 구한 희귀본이라는 특징도 있다.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있는 로아 갤러리는 2월1일부터 한 달간 '근현대 작품전'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 남관 作 '축일'

우리나라 1세대 추상화가인 고(故) 남관 작가는 1966년 남프랑스 망통회화비엔날레에서 '태양에 비친 허물어진 고적'으로 대상을 받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작품 '축일'과 '동양의 환상'을 선보인다. 한국전쟁 때 작가가 수없이 목도한 시체의 상흔과 충격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남관 작가 대다수의 작품을 파리국립현대미술관 등 프랑스 정부가 소장하고 있어 국내에선 보기 어려운 작품 중 일부다.

한국 전통과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국적 추상화를 구현한 하인두 작가도 로아 갤러리에서 살아 숨 쉰다. 1957년 20대 청년 작가들의 전향적 단체였던 현대미술가협회에 창립회원으로 참가하며 추상 표현주의 운동에 몰두한 그의 미학적 절정이라고 볼 수 있는 '혼불'을 전시한다.

일본강점기 활동한 변시지 작가의 '제주풍경'도 소개된다. 조선인이라 탄압받던 시절 일본 제34회 광풍회전에서 최연소의 나이에 최고상을 수상하며 일본마저 무릎 꿇게 한 인물이다.

▲ 하인두 作 '혼불'(위쪽부터), 남관 作 '축일', 전뢰진 作 '평화'.
▲ 전뢰진 作 '평화'.

1928년 황해도 출생으로 2년 전 타계한 박돈 작가의 '귀로', '토속유정'과 이중섭, 박수근와 함께 활동한 황용엽 화백의 '나의 이야기', '축복을 비는 가족' 등 진귀한 작품들을 만나볼 기회다. 전뢰진 작가의 대리석 조각작품 '평화'도 이번 전시회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이를 포함해 11명의 당대 화가들 작품 총 18점을 전시 기간 관람할 수 있다.

▲ 김정인 로아 갤러리 대표.
▲ 김정인 로아 갤러리 대표.

이번 작품전을 추진한 김정인 로아 갤러리 대표는 한국 미술의 역사를 있게 한 화가들의 예술품을 대중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금형 설계 엔지니어였던 내가 미술품에 눈을 뜨면서 본격적인 컬렉터의 길을 걷게 됐다”라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 먼저 인정한 우리나라 미술 거장들을 소개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